경기도가 수원 광교신도시에 현대백화점 입점을 원활히 하기 위해 수원컨벤션시티21 부지에 또 다른 백화점이 입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개발계획(지구단위변경)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입점 예정인 에콘힐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수원컨벤션시티21 부지에 경쟁업체가 입점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도에 개발계획 변경을 요구했으나 수원시의 반대로 현재까지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15일 “현대백화점이 당초 원안대로 에콘힐에 들어설 수 있도록 수원컨벤션시티21 부지에 백화점 입점을 불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이에 앞서 관련 승인기관인 국토교통부에 계획변경 가능여부를 사전 의뢰한 결과, 수원시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권고가 나와 수원시와의 단계적 협상을 통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도가 수원시와의 협상에서 제시할 카드는 두 가지다.
도는 올해 말까지 광교신도시에 대한 개발수익을 정산, 수원컨벤션시티21의 건립비용 지원을 조건으로 수원시를 설득할 예정이다.
광교신도시에서 얻은 개발수익은 다시 광교신도시에 재투자해야 하는데, 현재 수원시는 수원컨벤션시티21을 비롯해 북수원민자도로, 아이스링크, 비즈니스센터 등의 건립에 필요한 약 5천100억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원시가 수원컨벤션시티21의 용도를 백화점을 제외하고 수익창출 효과가 큰 호텔, 아울렛 등으로 개획변경 시 적극적인 행정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도가 기존에 지원하기로 했던 수원컨벤션시티21 부지의 조성원가와 감정가 차액은 건립비용(약 3천500억원)의 절반 수준인데, 이를 70%(약 2천500억원)까지 끌어 올려 수원시와 조율에 나설 것”이라며 “정확한 재투자 금액은 개발수익 정산이 완료돼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가 개발계획 변경을 거부할 경우에 따른 대비책도 검토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입점을 두고 지역주민 간의 갈등이 점차 심화될 수 있고 사업포기라는 최악의 상황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조속히 원안대로 추진하는 것이 잡음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만약 수원시가 올해 말까지 이를 거부하면 시행자간 협약에 따라 광교신도시 사업의 대표인 도가 강제로 개발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는 수원시, 용인시, 경기도시공사 등 광교신도시 사업시행자간 회의에서 이 문제를 거론할 계획이다.
에콘힐㈜는 지하 4층, 지상 68층 주상복합 아파트 5개동(1천673가구)과 20~25층 규모의 오피스텔 4개동, 백화점 등 4~5층 규모 상가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수원컨벤션시티21은 광교신도시 부지 19만5천53㎡에 컨벤션센터, 쇼핑몰, 호텔, 주상복합아파트, 공항터미널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