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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지상주의 배격… 세상과 자유소통 선언

한국기독교장로회 ‘새 역사 60주년 선언서’ 발표
反지성·세상과 단절, 교회 몰락 초래 진단
“사회에 헌신·참여적인 교회 개혁 이룰 것”

 

대한예수교장로회는 1953년 제38회 총회를 열어 조선신학교 김재준 교수의 목사 면직 처분을 확정한다.

또 조선신학교 졸업생들에게 교역자 자격부여 금지 결정을 내려 목사가 될 수 없도록 했다.

김 교수와 캐나다 선교사 서고도(윌리엄 스콧)가 성서의 모든 말씀은 하나님이 직접 말한 것으로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성경 무오설’ 등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서구의 신학을 소개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반발한 목회자들이 그해 6월10일 진보적 성향의 목사들을 중심으로 별도의 총회(제38회 호헌총회)를 소집해 기존 총회의 불법성을 고발한다.

또 한국장로교회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로 출범한다.

이후 기장은 ‘인간화’와 ‘교회의 사회화’란 선교이념을 따라 민주화·인권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수도권의 빈민지역에 교회 설립을 추진해 1980년대 민중교회운동의 핵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반독재 민주화·인권 투쟁과 빈민선교운동은 정권의 탄압을 불러와 신자 증가율이 다른 교단보다 훨씬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기독교장로회가 10일 대한예수교장로회에서 분리돼 새로 출발한 지 60주년을 맞는다.

기장은 60주년을 맞아 9일 발표한 ‘새 역사 60주년 선언서’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기독교가 맞닥뜨린 위기의 결정적 원인은 신앙을 빙자한 반지성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장은 “몰지성적인 신앙과 맹목적 믿음을 강조하면서 교회의 언어는 세상의 언어와 단절되고 말았다. 기독교는 세상의 문제에 무관심하고, 세상은 기독교의 언어를 외면하게 됐다”며 “이에 우리는 뜨거운 신앙의 기초 위에서 지성을 가지고 세상과 자유롭게 소통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기장은 “60주년을 맞아 교단의 처음 정신인 ‘기장성’을 되살리겠다”면서 “기장성은 물량주의를 배격하고, 한국 교회의 성장이 드리운 그늘을 직시하면서 성장을 위한 성장, 규모에 집착하는 성장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기독교는 성장지상주의에 빠져 성장이 교회 존립의 목적이 돼 버렸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 아니라 인간들의 대형 조직이 됐고, 성도 간의 인격적 교제와 신앙적 교제가 불가능한 조직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선언서는 또 “지금 한국 사회는 신앙과 지성을 겸비해 사회와 소통하는 교회, 믿음이 헌신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교회, 타자를 향해 열려 있는 교회, 시민과 함께 고민하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교회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인권운동, 민중운동, 여성운동, 통일운동, 환경운동의 전통과 정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새역사 60주년 기념행사로 지난달 21일 서울 수유동 한신대 신학대원에서 문익환 목사와 장준하 선생 추모예배를 연 데 이어 10일 한신대 오산캠퍼스에서 기념예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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