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中企자금’ 왜 문제인가
1. 외면받는 道중기육성자금, 왜?
2. 道중기육성자금 운용 ‘폭리’ 논란
3. ‘융자 하도급’으로 잇속 챙기는 농협
4. 과도한 협약 금리, 왜 가능했나
5. 중기육성자금 수술 칼 빼든 경기도
농협이 경기도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운용하면서 ‘융자 하도급’으로 이자 수입 등의 잇속을 챙기면서도 대출사고 발생 등에 대한 위험부담은 일반 시중은행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경기도가 농협과의 협약금리 외에 매년 100억원이 넘는 취급수수료를 추가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중소기업 자금지원을 놓고 농협만 배불리는 ‘갑 중의 갑’ 노릇의 관행을 이어가고 있어 개선책 마련히 시급히 요구된다.
12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경기도와 농협은 지난 1999년 도내 중소기업의 자금 지원을 위해 ‘융자협조 협약’을 맺고 매년 1조원 규모의 도 중소기업육성자금을 지원 중이다.
육성자금은 도와 단독 협약을 맺은 농협뿐 아니라 신한·기업 은행 등 15개 시중은행에서도 지원·신청이 가능하다. 기업이 시중은행에 육성자금을 신청하면 시중은행이 농협으로부터 자금을 지원을 받아 대출하는 구조다.
육성자금 대출에 따른 평균 6.52%의 이자 수입은 모두 농협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0.8%의 취급수수료는 시중은행이 챙긴다. 취급수수료는 은행간 자금 거래시 발생하는 대행료로 농협이 도 육성자금 융자에 대한 독점권을 가지면서 발생하게 됐다.
문제는 육성자금 대출 시 이자 수입은 모두 농협이 챙기는 반면, 사후관리 책임은 취급은행에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이 육성자금을 대출하게 되면 수입은 단 0.8%만 올리고, 대출사고 등의 위험부담은 모두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기육성자금 융자 신청이 들어오면 국책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이 이를 꺼리고 있다”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격’으로 수수료 먹자고 리스크를 떠안기에는 거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0.8%의 취급수수료는 농협이 아닌 도 기금에서 지원된다.
지난해 1만2천769곳의 기업이 농협이 아닌 시중은행을 통해 육성자금을 지원받으면서 120억원의 취급수수료가 발생했다. 2011년 발생한 취급수수료는 140억원 규모다.
이로 인해 도는 지난해 기금 운영으로 340억원의 이자 수입이 발생했음에도 이차보전 260억원에 취급수수료 120억원을 추가로 지원, 오히려 40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로 인한 기금 부족분은 매년 도가 메꾼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지난 2010년 이후부터는 취급수수료(0.8%)의 0.1%를 농협이 부담하고 있다”며 “농협은 협약은행으로 당연히 육성자금의 금리를 취하는 것이고, 취급은행이 사후 관리까지 책임을 맡는 것은 0.8%의 취급수수료 안에 대행료 이외에도 리스크 부담 비용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