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정명희 시인을 만난 것은 오래되었지만 가까이 뵙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줄곧 화성시에서 교직에 몸담고 있었던 시인은 수원의 정자초교 초빙공모제 교장선생님으로 부임했다. 시인이란 직업을 가진 탓일까? 시인은 인문학에 대한 열정이 깊다. 사람은 모름지기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좋은 인성을 쌓을 수 있는데, 정 시인은 인문학적 좋은 학교를 만들어가는 교직자로, 아름다운 시를 쓰는 시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정 시인은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지만 문협 행사에 꼭 참석한다. 동료 문인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인문학적 소양을 쌓기 위함도 있지만 정 시인은 항상 자신의 몸을 낮추고 진솔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면하신다.
얼마 전, 필자는 정 시인의 학교에서 시화제 행사가 열려 참석했다. 교실에는 아름다운 시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어린 학생들의 작품이 액자에 담겨 시선을 끌었다. 시인 교장선생님이 시의 향기를 학교 곳곳에 퍼뜨리고 있구나 싶었다. 교직원들이 곱게 액자에 담아 놓은 것도 참 인상적이었고, 시낭송회 때 낭랑한 목소리로 시를 낭송하는 모습도 이색적이었다.
시대가 변하다 보니, 학생과 교직원들을 관리하는 것도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행복한 교육동행’을 지향하는 정자초등학교는 ‘내 몸의 안전이 행복의 시작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국제안전학교로서 오래 전부터 꾸준히 명성을 떨치고 있다.
2006년 WHO 국제공인 기준을 적용한 ‘Safe School’ 시범 운영 대상학교로 선정되면서 국제안전학교로서 첫걸음이 시작되었다. 국제안전학교로 발돋움하기 위해 국제안전학교에 대한 교직원 연수, 선진국의 시범학교 견학, 국제안전학교 해외 연구사례 자료 분석, Safe School 및 안전도시(미국) 회의 참석, 아주대 산학협력단과 Safe School 운영방안을 협의하는 등 국제안전학교 공인을 얻었다.
정 시인은 학생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안전’에 중점을 두며 기존에 하고 있던 안전교육에 덧붙여 내실 있는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제안전학교’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있었다.
또, 지역사회유관기관의 협조를 받아 학년별로 꾸준히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2학년은 교통안전교육, 3학년은 자전거안전교육, 4학년은 손씻기교육, 5학년은 심폐소생술교육, 6학년은 식품안전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교폭력예방교육, 성폭력예방교육 등 학생들에게 필요한 안전교육을 아침활동시간을 활용하여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2013년에는 학생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마음심리 프로그램도 학년특성과 발달단계에 맞게 학년별(1학년: 놀이치유, 2학년: 미술치유, 3학년: 음악치유, 4학년: 독서심리치유, 5학년: 상담치유, 6학년: 친친교실&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마련해 진행했다. ‘2013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정자안전축제’는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학생들에게 심폐소생술과 생활안전, 부정불량식품 판별, 식중독예방교육, 약물오남용예방, 음주예방체험교실, 아동학대 예방프로그램, 가정안전 화재예방, 인터넷 중독 예방, 교통안전교육 등 다양한 안전프로그램에 학생들이 참여하게 함으로써 안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꽃은 홀로 필 때보다는 함께 피어날 때 더 아름다운 법이다. 좋은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도 참여해야 할 것이다. 정자초등학교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안전교육을 통해 어린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정 시인의 옆에서 함께 호흡하는 권월자 교감선생님도 그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자초등학교의 창의 지성 스마트 교육과 독서논술 문학수업을 통해 감성 살리기 교육이 학부모님들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이곳 선생님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영화동아리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교직원들의 사기와 정신건강이 조화롭게 이룰 수 있을까 고뇌하는 정 시인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깜작 놀랐다. 여기에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움직여 주는 전 교직원들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정명희 시인 교장선생님의 감성문화 리더십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