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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흡연과 금연사이

 

시집 출간기념회 겸 간단한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 어떤 작품집일까 궁금함과 설렘으로 모임장소에 도착했다. 기대와는 달리 참석 인원도 적었고 분위기 또한 무거웠다. 막 인쇄소에서 책을 받아왔는데 표지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출판사의 문제인지, 인쇄소의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바코드가 누락되었고, 한두 군데 오류도 보였다.

황당한 실수가 생기다 보니 출간에 대한 기쁨보다는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이 시급한 터라 시집 출간에 관여한 사람들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었다. 시인 한 분이 담배를 피워도 되냐는 질문에 식당 주인은 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지금은 다른 손님이 없으니 조금만 피우라고 마지못한 허락을 했다.

그 순간 한쪽 벽면을 보니 금연구역이라고 빨간 글씨가 적혀 있었다. 순간 나는 왜 그것이 흡연구역이라고 읽혔을까. 담배를 피워 문 맞은편 자리의 시인에게 저기 금연구역인데요 하고 선심을 베풀 듯 말했다. 내가 가리키는 곳을 힐끔 쳐다보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담배를 쭉 빨아들였다. 순간 얼마나 황당하고 난처하든지.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흡연구역이니 부담 없이 피워도 되겠다는 뜻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결국엔 금연구역이니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격이 되고 말았다.

그렇잖아도 출판사 대표로서 지금의 상황을 몹시 난감해 하고 있는데 그토록 썰렁한 말을 하다니 마주 앉아 있기가 민망했다. 그렇다고 어떻게 변명할 수도 없어서 벌을 받는 기분으로 몇 시간을 버텨냈다.

공공장소를 비롯한 곳곳이 흡연이 금지되어 있다. 흡연자로서는 불편하고 애로 사항도 많겠지만 비 흡연자를 보호하기 위한 당연한 방법 같다. 식당이나 카페 등 흡연구역을 따로 정해서 이들을 배려하는 곳도 있어 간접흡연으로부터의 피해를 줄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버스정류장이나 공원 같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흡연하는 사람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특히 담배를 피우다 불도 꺼지지 않은 꽁초를 거리에 훅 던지고 지나치는 차량을 보면 정말이지 얄밉다. 언젠가 지나가는 차량에서 던진 담뱃불이 운전자 뒷좌석에 떨어져 시트에 불이 옮겨 붙어 큰 사고가 될 뻔한 적도 있다. 작은 부주의와 안이함이 화재 원인이 되어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등 상상을 초월한 피해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중장년층의 흡연인구가 줄고 여성과 젊은 층의 흡연이 늘어난다고 한다.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한번쯤은 괜찮겠지 하는 유혹이 성장기의 학생들을 좀 먹게 한다. 담배 피우는 친구들을 보면 왠지 자유분방하고 멋져 보여서 흡연을 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는 어느 중학생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가정에서나 교육 현장에서 좀 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교육이 필요함을 실감한다.

특히나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은 나와 주변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금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이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안견문학상 대상 ▲시집: 푸른 상처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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