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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NLL 논란 어디가 끝일까?

 

문재인 의원이 다시 포문을 열었다. 그는 국가기록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을 제안하면서 “기록 열람 결과, 만약 NLL 재획정 문제와 공동어로구역에 관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입장이 북한과 같은 것이었다고 드러나면 제가 사과는 물론 정치를 그만두는 것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문재인 의원은 논란의 핵심을 지적했다는 생각이다. NLL 포기 발언이 있었느냐에 대한 문제는 NLL과 NLL 훨씬 남쪽에 위치한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 해상 분계선 사이를 평화 수역으로 하느냐, 아니면 NLL 기준으로 등거리 등면적으로 남과 북에 걸쳐 평화 수역을 정하기로 했느냐가 NLL 포기 논란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공개된 기록으로 봤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어떤 것을 말했는가가 명확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어느 부분에서는 김정일 주장에 노 전 대통령이 동조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41쪽에서 노 전 대통령은 NLL 문제와 관련해 “이걸 풀어나가는 데 좀 더 현명한 방법이 있지 않겠느냐”라며 “NLL 가지고 이걸 바꾼다 어쩐다가 아니고… 그건 옛날 기본합의에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고…”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걸 보면 남북한이 NLL을 인정하고 있는 기본 합의서를 기준으로 북과 협상하는 것 같기도 하다.

NLL 발언 관련 진실 공방

하지만 또 다른 부분을 보면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그런데 NLL이라는 것이 이상하게 생겨 가지고, 무슨 괴물처럼 함부로 못 건드리는 물건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 말하자면 서해 평화지대를 만들어서 공동어로도 하고, 한강 하구에 공동 개발도 하고…” 하는 부분을 보면 도대체 명확한 생각이 뭔지를 모르겠다. 상황이 이러니 여야는 모두 제각각의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기록물을 공개하면 다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지금 각각 다른 해석을 하고 있는 국정원 문서와 국가기록원에 보관되어 있는 문서가 같을 경우는 설사 국가기록원 문서가 공개된다 하더라도 논란이 해소되길 바란다는 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의원이 초강수를 던진 이유는 뭘까? 그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범 친노들의 단합을 꾀하고 또 여권과의 싸움에 자신이 최전선에 있음을 보여줘 야권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문 의원이 역사적 진실을 밝히려는 순수한 의도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의 정황상 정치적 의도도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논란 이외에도 과연 이 기록물을 권영세 당시 의원과 김무성 선대 총괄 본부장이 대선 당시 봤느냐 하는 부분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청와대 혹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국정원 댓글보다는 이 문제의 휘발성이 더욱 강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댓글 몇 백 개가 대선의 당락을 갈랐다고 하면 이는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만일 국정원이나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선거 관계자에게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보여줬다면 이것은 정말 폭발력이 강한 사안을 흘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야말로 국정조사로 풀든지, 아니면 수사의뢰를 해서 명확히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정치에 대한 염증만 키운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바로 권영세 당시 의원이 “대선에서 이기면 까겠다”고 말한 녹취파일을 어떻게 민주당이 손에 넣었는가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도 명확히 밝혀져야 하는데, 그 이유는 녹취의 당사자가 지금 민주당 관계자들을 고소했고, 만일 고소할 만큼 충분한 절취 의혹이 있다면 이 역시 공당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지금의 상황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한번은 여당에게, 한번은 야당에게 각기 유리한 사건이 차례로 터지고 있다. 문제는 지금의 정치권이 서로 승기 잡는 데만 눈이 팔려 각종 민생 현안 처리를 뒷전에 미뤄놓고 있다는 데 있다. 이럴수록 정치에 대한 염증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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