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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흉악범죄사건에 왜 지역명 붙이나?

지난 8일 오후 9시께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한 모텔에서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뒤 목을 졸라 죽이고 시신을 끔찍하게 훼손해 유기한 심모군의 사건이 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심군의 살인사건이 회자되고 있는 것은 그가 최근 장기매매와 관련된 글에 댓글을 남겼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 인터넷 매체에 따르면 한 네티즌이 살인사건 휴대전화 번호를 검색해보니 심군이 지난 3월 9일 ‘콩팥 삽니다’라는 글에 댓글을 달았다는 것이다. 해당 이미지에는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이제 20살입니다. 그전부터 이쪽 세상 알아왔고, 저보다 어린 엘리트들도 많이 봤습니다.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심군이 시신을 훼손하던 도중(9일 오전 1시41분∼3시34분) 친구에게 문자메시지를 16차례 보낸 사실이 경찰조사결과 추가로 밝혀져 충격을 준다. 특히 모텔 화장실에서 잔혹하게 훼손한 시신 사진을 두 차례에 걸쳐 한 장씩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 SNS를 통해 “마지막 순간까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 당신 용기 높게 삽니다. 고맙네요. 그 눈빛이 두렵지 않다는 걸 확인하게 해줘서”라는 등 피해자를 조롱하는 듯한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분노를 사고 있다. 12일 현장검증 때도 태연했다. 이에 대해 동국대 이윤호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사회적 정신장애나 질환인 소시오패스에 가깝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폭력적인 동영상에 몰입하다 어느 순간 자신을 살인범과 동일시하고 행동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이코패스든 소시오패스든 그는 죄의 대가로 엄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동정의 여지가 없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유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그런데 또 다른 피해자들도 있다. 바로 용인시민들이다. 인터넷에서는 심군의 이른바 ‘신상털기’가 진행돼 범인의 실명과 사진, 거주지, 다녔던 학교가 떠돌아다니고 있다. 언론에서도 ‘용인살인사건’이라고 표기하기 때문에 애꿎은 용인사람들의 피해가 크다.

이번 사건은 ‘제2의 오원춘 사건’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해 국민들을 경악케 한 중국인 오원춘이란 자로 인해,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무섭고 어두운 지역이라고 인식됐다. 당시 해당 도시의 시장은 각 언론사에 살인사건에 지역이름을 표기하지 말아 달라는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동안 낙후됐다고 인식되던 지역이지만 최근 벽화골목 조성, 음악회 등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오던 주민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앞으론 흉악범죄 사건에 지역명을 붙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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