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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부녀(父女)의 그리움

저도(猪島).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육영수 여사 피습사건이 있은 다음해인 1975년 이곳에 있는 청해대를 찾았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거닐던 곳에 혼자와 보니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간절해진다’며 필부(匹夫)로서 소회를 밝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저도를 처음 찾은 것은 1967년 여름, 가족과 함께였다. 당시 성심여고 1학년에 재학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이 비키니를 입고 사진을 찍은 것도 이때다.

저도는 섬 전체가 해송, 동백나무, 팽나무 등 울창한 수림으로 뒤덮여 있고, 해안에는 202m 길이의 인공 백사장이 펼쳐져 있는 천혜의 휴양지다. 1954년을 전후해선 이승만 전 대통령도 이곳을 자주 이용할 정도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저도의 풍광에 매료돼 1972년 대통령 별장으로 낙점하고 이름도 직접 바다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해대(靑海臺)로 지었다.

섬의 모양이 돼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저도는 원래 거제군에 속해 있었으나 청해대가 지어지면서 원활한 경호를 이유로 진해시에 편입됐고, 관리도 해군이 맡았다. 그러다 1993년 청해대 시설의 경호가 해제되면서 지금의 거제시로 환원됐다. 그러나 관리는 변하지 않았다. 따라서 천혜의 휴양지이면서도 불행하게도 일반인들은 들어갈 수가 없다.

거제시는 1990년대 중반부터 국방부에 저도와 청해대 등의 시설물과 관리권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해 달라는 요구를 계속해 오고 있다. 거제권 관광개발계획에 저도를 포함시켜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이 안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과 그리움이 밀려온다’며 35년 동안 가슴에 담아 놓은 아련한 기억도 더듬으면서 일상을 떠나 마음을 식히고 있다. 페이스북에 올린 ‘추억 속의 저도’라는 제목의 글에선 ‘늘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는 마음을 사로잡는다’며 섬의 아름다움을 전하기도 했다. ‘산책하면서’ ‘선상에서’ 등 사진도 여러 장 올렸다. 이를 본 국민들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대통령의 여름휴가는 휴식과 함께 앞으로의 정국구상이 목적이다. 나라를 잘 이끌기 위한 묘책 마련도 이 기간 동안 큰 틀이 잡힌다. 차제에 그 구상 속에 저도를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방안도 포함됐으면 좋겠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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