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2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설]새누리, ‘기초선거 무공천’ 正道로 가라

‘비속어’는 점잖지 못하고 천한 말이다. 당연히 비속어를 듣는 사람은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잔머리 굴린다’라는 말은 비속어에 속한다. 듣는 대상이 불쾌해 하더라도 이 한마디는 꼭 해야겠다. “새누리당, 잔머리 굴리지 말라!”고. 왜 이런 과격한 표현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새누리당을 비판하는가 하면, 그들이 ‘기초선거 정당 공천제 폐지’ 문제를 놓고 하는 짓이 쓴 웃음을 짓게 하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기초선거 정당 공천제 폐지 문제는 여야 막론하고 대선 후보들의 대국민 공약사항이었다. 그런데 대선 후 정치권의 반응은 수상했다. 기초선거 정당 공천제 폐지 불가론이 솔솔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한 내홍은 민주당이 먼저 겪었다. 당 지도부가 정당공천 폐지를 잠정 결정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친 것이다. 지난 7월8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반대 의견이 거셌다. 반대 의견 중에는 지역 토호가 기초의회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넓혀 엄청난 부패를 야기한다는 주장과 여성공천 의무할당제 위축 등의 논리가 제기됐다. 한 여성의원이 “우리 지역에선 정당공천이 폐지되면 조폭도 출마하겠다고 준비 중”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안을 전 당원투표에 부쳤다. 신선했다.

그 결과, 전체 투표대상자(권리당원) 14만7천128명 가운데 51.9%(7만6천370명)가 투표에 참가, 67.7%(5만1천729명)라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다. 당론 결정 권한을 당원들에게 돌려줬다는 칭찬까지 들으며 민주당은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뒀다. 이제 새누리당이 고민에 빠졌다. 대선공약 사항인데다 민주당이 전당원투표제로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기에 ‘기초선거 무공천’을 없던 일로 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다. 기초선거 무공천에 대한 부작용을 염려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단다. “정당공천을 폐지하고 나면 돈 있는 지역의 토호 세력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전과자를 걸러낼 방법도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그런데 어째 그 ‘우려’의 소리가 어디서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바로 지난 7월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나온 토호세력 출마설, 조폭 출마설 등과 같은 게 아닌가? 우리나라 ‘의원님’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어쩌면 이렇게 생각들이 같은지 모르겠다. 국민들은 다 안다. 왜 이들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그토록 반대하는지. 새누리 일각에선 국회의원의 잠재적 경쟁자인 구청장, 시장, 군수 등 기초단체장을 견제하는 대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억하라. 국민들은 잔머리보다는 원래의 약속처럼 정도로 가길 바란다는 것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