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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가들은 계절마다 선호하는 생선이 있다. 아니 꼭 특정인들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까지 어느 계절하면 떠오르는 생선 종류가 있는 게 우리나라만의 먹거리 풍요로움이다. 그래서 매월 찾는 생선의 종류도 다양하다.

1월엔 추자도에서 잡히는 삼치회를 으뜸으로 친다. 겨울철 찌개로 먹을 법도 한데 회로 먹는다. 깊은 맛 때문이다. 2월은 대구의 계절이다. 그것도 고춧가루나 장을 풀지 않고 무와 미나리를 넣고 맑은 국으로 끓이면 시원함 그 자체다.

3월로 들어서면 산천에 쑥이 나기 시작한다. 신선한 쑥을 뜯어 살이 통통히 오른 도다리와 함께 국을 끓이는 것이 전라도 바닷가의 별미로, 그 이름 도다리쑥국이다. 4월에는 방어가 고소하고 담백하므로 입맛을 당기게 한다. 5월로 넘어가면서 홍어가 우리 곁으로 다가선다. 홍어의 예찬론은 수없이 많다. 그 유명세도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다. 칠레산이니 하며 수입품이 늘어난 요즘도 가격 안 따지고 흑산도산 만을 고집하는 마니아들도 꽤 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6월이면 덩달아 입맛도 떨어진다. 그 입맛을 살려주는 게 병어다. 뼈째 잘게 썬 도톰한 살을 된장에 찍어 마늘과 함께 깻잎에 싸서 먹으면 고소함으로 입맛을 되살릴 수 있다. 무와 감자를 넣고 고추장을 풀어 졸인 병어찜 또한 여름철 밥도둑이라 할 만큼 별미다. 삼복 7∼8월이 되면 든든한 보양식의 대명사 민어가 우릴 반긴다. 지금은 귀하고 비싼 가격 때문에 고급스런 생선으로 변했지만 과거 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말복을 지내고 9월로 가면 민어와 임무교대(?)를 하는 국민 생선이 전어다. 일단 굽는 냄새부터 입맛을 당긴다고 해서 그를 빗댄 속담도 많다. ‘집 나간 며느리…’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가을이면 고소한 맛이 깊어져 깨 서 말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전어. 주로 회나 구이로도 먹지만 젓갈을 담그기도 한다. 어린 새끼로 담근 젓은 엽삭젓 또는 뒈미젓이라고 하며, 내장으로 담근 것은 아젓 또는 전어속젓이라고 한다. 모래주머니 모양의 위만을 모아 담근 젓은 밤젓 또는 돔배젓이라 부른다.

이런 전어가 예년보다 열흘 이상 빠르게 왔다. 높은 기온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동네 어귀마다 전어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값싸고 맛있는 전어는 언제나 인기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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