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2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남편 죽이기

‘(예전에는)너 없으면 죽을 것 같았는데 (이제는) 너 때문에 죽겠다.’

부부사이를 나타내는 우스갯소리다. 그러나 그냥 ‘퉁’치기에는 조금 씁쓸하다. 유행어가 시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유행어뿐만이 아니다. 영화도 있다.

1994년 개봉작, ‘마누라 죽이기’. 지금은 고인이 된 최진실이 박중훈과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죽도록 사랑해서 결혼한 지 5년 만에 모든 주도권을 아내(최진실)에게 빼앗긴 무기력한 남편(박중훈)이 매력적인 여배우(엄정화)와 바람을 피우다가 결국 킬러(최종원)를 고용해 부인을 죽이려 한다는 뭐 그러그러한 코미디물이다.

또 있다. 지금은 대세가 된 배우, 류승룡이 출연해 화제가 됐던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미모와 요리 실력까지 모두 갖춘 완벽한 여자(임수정)가 그 고운 입에서 쏟아내는 건 오로지 불평과 독설뿐이고 이를 견디지 못해 하루에도 수백 번 상상이혼을 꿈꾸던 남자(이선균)가 전설의 카사노바(류승룡)에게 자신의 아내를 유혹해달라고 부탁한다는, 뭐 그런 멜로물이다.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 해도 후회한다’는 키에르 케고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史)’는 인류 최대의 화두(話頭)다. 사랑해서 결혼했고 결혼해서 원수가 됐으며 결국 원수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수련과정이 남과 여가 짊어지고 가야하는 숙명이겠다.

최근 열린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에 이색적인 문구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남편 빨리 죽이는 10가지 방법’이 주인공이다. 내용은 이렇다.

▲남편이 뚱뚱해도 개의치 않는다 ▲술을 취하게 마셔도 방치하고 단과자를 권한다 ▲항상 가만히 앉아있게 한다 ▲기름진 음식을 식탁에 더 올린다 ▲짜고 매운 식사에 길들이게 한다 ▲설탕을 넣은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켜게 한다 ▲담배를 피워도 내버려 둔다 ▲밤을 새워 일해도 자라고 권하지 않는다 ▲휴가여행을 가자고 조르지 않는다 ▲남편이 한 일에 끊임없이 잔소리한다 등이다.

‘남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대로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지만, 세상의 아내들이여, 과연 그런가?

/최정용 경제부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