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화성의 동쪽 성 밖에 형성된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명소는 벽화골목과 지동시장, 미나리광시장, 못골시장이다. 그런데 최근 또 하나의 명소가 생겼다. 바로 지동 제일교회 종탑이다. 노을빛 전망대라는 이름이 붙은 이 교회 종탑에서는 수원 화성과 수원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 종탑은 전망대로서만 아니라 갤러리 기능도 가지고 있다. 바로 지난 5일 ‘노을빛 갤러리’ 개관식이 열린 것이다. 개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휘어잡는 작품 때문이었다.
노을빛 갤러리 개관기념 전시회는 유순혜 작가의 개인전이었다. 유 작가는 지동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벽화골목 그림 총괄작가이기도 하다. 예전에 방송사에서 유능한 일러스트작가로도 활동을 했던 그녀는, 수년 전 세계문화유산을 탐험하고 문화와 유산에 대한 정보를 배울 수 있는 책을 펴냈다. 그런 그녀가 ‘지동 마을만들기에 미친 공무원’ 기노헌(지동주민센터 총괄팀장)씨와 1년 넘게 공을 들인 또 하나의 성과가 바로 노을빛 갤러리이다.
노을빛 전망대와 갤러리는 지난해 마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이후 1년 넘게 보수 공사와 안전 시설물 공사 등을 거쳤다. 종탑은 전체 높이 47m에 달하는데 8~10층은 갤러리로 사용하고 있다. 이날 갤러리를 본 사람들은 종탑 꼭대기의 전망대와 함께 수원시의 새로운 문화공간,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을빛 갤러리에는 그동안 지동 벽화골목 총괄작가인 유순혜 작가의 손그림으로 축성도가 그려졌다. 8층 나선형 계단 입구 외면 벽의 축성도를 보면 입이 벌어진다. 이 그림엔 1천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화성을 쌓는 모습이 그대로 하나하나 묘사되어 있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그들의 표정 동작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다. 한쪽에선 돌과 나무를 나르고 성을 쌓는가 하면 다른 곳에서는 큰 솥에 음식을 하는 여인이 보인다. 몰래 숨어서 쉬는 인부도 있다. 성을 쌓기 위한 각종 도구 등도 그려져 있어, 축성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장관이다. 이런 대작을 여성의 몸으로 1년 동안 그렸다. 최근 몇 달간은 새벽까지 작업을 했다. 함께 전시된 그녀의 다른 그림들도 보면 볼수록 놀랍다.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지동이 새롭다. 유 작가가 지치지 않길, 이곳이 최고의 명소가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