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미국 환경청(EPA)이 자국 내 유명 참치 통조림 절반 이상이 EPA에서 안전하다고 규정한 수은 농도를 훨씬 넘는다는 사실을 발표해 소비자들을 경악케 한 적이 있다. 이 같은 내용은 당시 국내에서도 보도돼 참치캔 애용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서민 먹거리 중 하나였던 참치캔의 매출이 뚝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수은 중독은 중추신경계 손상, 청각 소실, 시각 장애를 유발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PA의 발표는 라스베이거스 소재 네바다 대학의 거쉬텐버거 박사 연구진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연구진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참치 통조림 300종 이상의 시료를 채취하여 조사한 결과, 0.5ppm으로 제시한 EPA 규정을 모두 초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영국 BBC 방송은 “캘리포니아 해역에서 잡힌 참치가 후쿠시마 핵 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BBC는 뉴욕 스토니브룩 대학교의 해양과학자 니컬러스 피셔 교수의 인터뷰를 인용, 후쿠시마 원전 사고 5개월이후2011년 8월 샌디에이고 해역서 잡힌 15마리의 참치 표본에서 사태 이전에 잡힌 같은 표본보다 세슘이 10배 넘게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 당시 이 같은 발표는 “인체에 해가 없는 수준”이라는 설명도 덧붙였지만 “방사능에 오염돼도 어류가 1만km나 떨어진 곳까지 이동할 경우 대사 작용에 의해 방사능을 체외로 배출할 수 있다”는 예상을 뒤엎는 것이어서 큰 반향을 불러왔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횟감으로 들어온 일본산 수입 냉동 날개다랑어에서 방사성 세슘이 미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당 날개다랑어는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선적돼 지난 8월8일 수입된 것으로, 검사결과 방사성 세슘이 kg당 1베크렐이 검출됐으며 이는 일본산 식품의 방사성 기준인 kg당 100베크렐의 100분의 1 수준이라고 식약처는 설명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고향 가는 서민들 손에 으레 한 개씩은 들렸던 참치선물세트가 이번 명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백화점 등 대형마트는 올 추석 참치캔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8% 이상 줄었다고 울상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오염 공포가 참치업계마저 덮친 셈이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