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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폐교 위기 극복한 정배분교의 교훈

폐교위기까지 몰렸던 양평 정배분교의 본교 재승격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이 빚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초등학교가 학생수 급감으로 본교에서 분교로 축소됐다가 폐교의 길을 걸었다. 도시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농어촌인 경우 그 현상은 더욱 심하다. 읍·면 단위로 내려갈수록 통·폐합 대상 학교도 많아진다. 학생들이 떠나고 학교가 문을 닫으면 당연히 마을 자체는 급속히 활력을 잃게 된다. 이런 점에서 정배분교의 본교 재승격은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여 의미가 남다르다.

이 학교는 1948년 개교했지만 매년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학생수가 25명 이하로까지 줄어 1996년 서종초등학교 정배분교가 됐다. 이 학교가 폐교 위기에서 탈출할 전기를 마련한 것은 2000년 초반, 서종면에 둥지를 튼 예술인들과 학부모, 지역주민, 교사들이 힘을 합치면서부터였다. ‘학교를 지키자’는 데 뜻을 모은 이들은 20명 남짓의 아이들을 데리고 음악회와 장터를 열고, 블로그를 만들어 정배분교의 존재 이유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동시에 기존의 초등 교과 과정을 충실하게 진행하면서 자신들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름에는 미술·공작 학교와 가을에는 공연 학교를 진행하는 등 계절별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계절 학교가 그것이다. 여기에선 흙집 짓기나 1박2일의 야영은 물론 학년별로 목공예, 마을 표지판 만들기, 식물도감 만들기도 하고 가을에는 마임, 방송 댄스, 연극, 뮤지컬, 난타 등을 배워서 직접 공연도 펼친다.

정배분교가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 변화한 데에는 학부모들의 도움이 컸다. 학부모들은 자원봉사로 다양한 문화 예술 교육에 참여했다. 지역주민들도 이들을 적극 뒷받침했다. 이 같은 눈물겨운 노력 덕분에 아이들도 꾸준히 늘어 2009년에는 60여명, 2009년 이후에는 98명, 현재는 110명에 달한다. 정배분교가 폐교 위기를 넘기고, 나아가 학생들을 창의성, 친화력, 소통능력을 가진 공동체 일원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었다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경쟁력이 떨어지고 교육시설이 낙후한 학교를 통·폐합하려는 교육 당국의 의도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소규모 학교를 무조건 통·폐합하려는 발상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운영하면 소규모 학교가 오히려 전인교육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학부모, 지역사회, 교사가 나서서 정배분교를 살린 반가운 소식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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