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국감 나흘째인 17일 국감이 초반을 지나 중반으로 넘어가기 전 확실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방전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민생을 외면한 채 정치국감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고, 민주당은 작년 총선과 대선 때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댓글작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군의 명백한 정치개입’이라고 집중 공세를 펴는 한편 객관적인 수사와 진실 규명을 촉구하며 쟁점화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사실 확인 없이 엉뚱한 통계수치와 자의적 해석으로 국감에 임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의 물불 가리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인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인기 온라인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 의상차림으로 사진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가 구설에 오른 점을 거론하며 “국민을 ‘민주당이 준비한 24시간 비상국회 운영의 결과물이 이런 것이구나’하는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고 힐난했다.
심재철(안양동안을) 최고위원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야권전국연대를 출범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 “민주당이 ‘묻지마 총선연대’로 이석기 의원과 진보당을 국회에 진출시킨 원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제2의 묻지마 연대’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은 특히 민주당이 각종 군사기밀을 폭로하는 방식으로 국가안보를 정치국감에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의혹 제기에 대해 “적에게 알려줘서는 안될 1급 비밀 군사정보를 다 알려준 꼴”이라며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가장 좋아하고 기뻐할 조직은 바로 북한”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24시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은 87년 민주화 항쟁 이후 25년 만에 확인된 군부의 직접 정치개입”이라며 “끝까지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댓글사건과 관련해 국방부의 자체 감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객관적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날이 ‘유신 선포일’이라는 점에 착안, 최근 일련의 사태들이 ‘유신 망령의 부활’을 연상케한다’며 여당을 몰아붙였다.
박기춘(남양주을) 사무총장은 회의에서 “41년 전 오늘 박정희 독재의 서막을 알리는 10월 유신이 단행되고 모든 민주주의가 정지됐다”며 “10·30 재·보선 현장에서 유신 망령이 머무르지 않게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김용익 의원은 복지부가 ‘기초연금, 야당 의원 발언 대응’이란 문건을 여당 의원들에게 배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피감기관이 감사권자에게 지침을 준 것”이라며 “시절이 유신시대로 돌아가니 여당도 유신정우회를 닮아가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