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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이란 가면 쓴 ‘철도 민영화’의 허상

민영화에 대해 연구해온 철도 전문가
정부의 ‘민영화 사업’ 날카롭게 비판
독일·프랑스 등 외국사례 곁들여
민영화에 대한 폭넒은 시선 제공
18년간 철도 운전수로 일해 온

 

 

이 책은 정부의 철도 민영화 계획에 대한 철도 노동 현장의 목소리다.

저자인 박흥수는 18년간 열차를 운전해 온 현장 노동자이자 철도노조 정책연구팀과 사회공공연구소에서 민영화안에 대해 연구해 온 전문가로서 국토부 관료와 국책 연구원의 거짓말과 ‘효율’이란 가면을 쓴 경영 기법의 허상을 현장에서 쌓아온 지식과 관점을 통해 날카롭게 비판한다.

철도노조는 지난 6월 27일, 노조 역사상 가장 높은 89.7%라는 찬성률로 파업안을 통과시켰다.

수서발 KTX 경쟁 체제 도입을 시작으로 한 정부의 철도 민영화 계획 때문이다.

“2011년부터 추진돼 온 수서발 KTX의 민영화안은 노조와 시민 단체의 끈질긴 반대로 무산됐다가 정권이 바뀐 후, 또다시 ‘경쟁 체제 도입’이란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저자는 “민자 사업은 민영화의 위장잠입 형태”라고 설명하면서 이미 사회 곳곳에 만연한 민자사업의 폐해가 철도로 번져나갈 것을 경계한다.

1부 ‘철도를 보는 새로운 눈’에서 4부 ‘철도민영화 정책 해부’ 등 총 4부로 구성된 내용을 통해 한국 철도의 현실과 민영화의 폐해를 체계적으로 파헤친다.

그리고 ‘파리 뒷골목에서 바라본 서울’, ‘한·독 철도 전문가 대담’ 등 부록을 통해 외국의 사례를 전하며 철도 민영화에 대한 폭넓은 시선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철도 오타쿠’라 불릴 만큼 해박한 저자의 철도 지식과 이에 기반한 에피소드들은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만주 대륙까지 이어졌던 대륙열차에 몸을 실은 독립투사들의 이야기에서부터 현장 노동자로서 경험을 토대로 정부가 말하는 적자 노선들이 사실은 가장 아름다운 철도 노선임을 보여 주는 일화들, 그리고 지방 특산물을 이용한 열차 도시락을 꿈꾸는 그의 따뜻한 상상은 무거운 쇳덩이를 온기 어린 하나의 생명체로 살아 숨 쉬게 한다.

“지금은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강연이나 토론 같은 것도 많이 하지만 여전히 수백 명 승객을 태우고 기관차 운전석에 앉을 때 마음이 제일 편하다”는 그는 오늘도 1%를 위한 민영화안이 말하는 끔찍한 미래와는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