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으로 해수욕을 즐기는 누드해변은 전 세계에 1천300곳 정도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최고의 누드해변으로 꼽히는 곳은 프랑스 카프다그드다. 그곳에선 누드로 자전거를 타도, 거리를 활보해도 뭐라는 사람이 없다. 다음이 나체주의자들의 메카로 불리는 독일의 가장 큰 섬인 뤼겐이다. 발트해에 위치한 이곳은 백사장이 12곳이나 된다. 그 중에서도 1km에 걸친 샤베 해변이 가장 유명하다. 이밖에 카리브해 생바르트 섬의 그랜드설린비치는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찾는 누드 해수욕장이며, 그리스 미코노스 섬의 파라다이스 해변은 누드파티 장소로 유명하다.
누드해변엔 공통적인 금지사항이 있다. 사진촬영 금지, 성적 도발행위 금지, 모든 애완견 출입금지 등이 그것이다. 어겼을 경우 가차 없이 추방됨은 물론이다. 누드 비치에선 관리자 또한 누드다. 얼마 전 자연주의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의 아브리코 해변에 ‘누드 보안관’이 등장했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누드해변을 찾는 자연주의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한 경비원이라고 하는데 보안장비를 어떻게 착용하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공식적으로 누드해변을 허용하지 않는 미국은, 관광상품으로는 용인한다. 따라서 미국의 누드해변은 자연주의적이기보다는 상업적 냄새가 많이 난다. 곳곳에 연인·가족·동성애자 등 테마별로 누드해변이 있을 정도다.
누드해변의 근원지는 북유럽 국가들이다. 인간이 가진 모든 질병은 ‘옷을 입으면서부터’ 시작됐다는 인식과 햇볕이 피부와 몸에 좋다는 확신을 갖는 사람들이 누디즘을 행동으로 옮기면서 나타났다. 그 후 유럽 국가들이 누디스트들이 몰리는 바닷가나 호숫가를 누드해변으로 인정하고 보호하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강원도가 누드해변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2005년 강릉과 고성에 설치하려다 여론에 밀려 무산된 지 10여년 만에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이번엔 희망 시·군 중에서 선정, 2017년부터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강원도가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 ‘국민정서를 고려해 공감대가 형성되면’이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이 왠지 눈물겨워 보인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