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염분 섭취 줄이고 체중감량·운동·금연 해야
고혈압(高血壓)은 말 그대로 정상보다 혈압이 높은 것을 일컫는다. 요즘 환절기를 맞아 사이버 공간에는 고혈압 관련 사연의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추운 겨울을 앞둔 시점에서 고혈압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혈압은 혈액이 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한다. 혈압은 수축기와 확장기로 나눠 읽고 있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며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고, 확장기 혈압은 심장이 확장하며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이다.
심장은 혈액을 전신에 보내주는 ‘펌프’ 역할을 하고 혈관은 혈액을 운반하는 ‘파이프’ 역할을 한다.
고혈압은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고혈압과 관련된 위험 인자에는 가족력, 음주, 흡연, 고령, 운동 부족, 비만, 짠음식 식습관,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심리적 요인이 있다.
고혈압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의 절반 정도는 자신이 고혈압인지 알지 못한다. 인지하고 있더라도 증상이 별로 없다는 점과 혈압약을 복용하면 중독이 돼 평생 먹어야 한다는 속설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또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뇌, 심장, 신장, 눈 등 중요한 여러 장기에 손상을 입혀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심장의 경우 혈압이 올라가면 협심증, 급성심근경색증, 울혈성 심부전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혈액 투석을 받거나 신장이식수술을 해야 한다. 고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뇌졸중, 뇌출혈, 뇌경색이 오며 눈은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고혈압 고위험군
▲나이와 가족력= 부모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의 80% 정도가 고혈압이 되고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의 40~50%가 고혈압이 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혈압은 올라간다. 이 현상은 혈관의 탄성이 떨어지는 경직도의 증가와 말초혈관의 저항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금= 고혈압은 식생활에서 소금의 섭취량이 문제가 된다. 하루에 20g 이상의 많은 양을 섭취하는 사람은 고혈압에 걸리기 쉽다. 이는 염분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말초혈관의 저항을 높이기 때문이다. 소금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간다는 사실이 의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비만= 살이 쪄서 체중이 증가하면 혈압이 올라간다. 비만자는 정상인보다 3배 이상 더 고혈압에 잘 걸리고 당뇨병과 고 콜레스테롤증도 더 많아진다. 비만자가 체중을 일정 부분만 감량해도 혈압이 상당히 떨어짐을 흔히 보고 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에서 혈압상승물질(아드레날린 등)의 분비가 늘어나 혈압이 올라간다. 아드레날린은 혈압 상승 작용뿐 아니라 교감신경 흥분작용 등 여러가지 작용으로 고혈압 이외에도 건강에 많은 해를 끼친다.
◇고혈압 치료
고혈압은 ‘완치되기’ 보다는 ‘조절하는’ 질환으로 약물치료 및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고혈압 치료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고 그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치료방법은 생활요법과 약물요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약물요법과 함께 생활요법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혈압 탈출을 위한 건강한 생활방식은 식사요법, 체중감량, 운동, 심적 안정, 금연·절주 등이 있다.
▲식사요법= 그 첫째로는 평소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보통 한국인의 하루 소금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 기준치 보다 두 배 이상 된다고 알려져 있다.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하루에 10.5g 소금을 섭취하는 사람이 양을 반으로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평균 4~6㎜Hg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둘째는 동물성 지방이나 당분 섭취를 조절해야 한다. 고혈압을 낮추고 동물성 지방과 당분을 줄여 과체중과 비만 예방에 나서면 동맥경화증을 줄일 수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철저한 당뇨 조절, 혈압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체중감량= 비만은 혈압 상승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복부 비만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혈압 환자가 표준체중보다 10% 과체중이면 5㎏ 정도의 체중감량으로도 혈압 감소 효과가 나타난다. 당뇨병, 고지혈증, 좌심실비대가 동반된 경우에는 특히 체중감량이 필요하다.
▲규칙적 운동= 몸 움직임이 적은 사람은 운동하는 사람보다 고혈압 생길 확률이 20~50% 정도 된다고 한다. 운동은 혈압을 낮추고 심폐기능 개선, 체중감소, 고지혈증개선, 스트레스 해소 등은 고혈압 환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유산소 운동이 좋은데 에어로빅, 빨리 걷기, 가볍게 달리기, 등산,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1주일 3~4회 정도, 1회 30분~1시간 가량 약간 숨이 찰 정도면 좋다. ▲심적 안정= 항상 정신적 안정을 취하고 일상 생활중 스트레스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신체적 과로나 근심, 불안, 긴장 등에 의해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한다.
▲금연·절주= 흡연은 심혈관질환의 강력한 위험인자로 금연은 반드시 해야한다. 흡연을 하면 혈압이 오른다. 설령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더라도 담배로 인한 심혈관계질환을 막기는 힘들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혈압을 상승시키며 강압제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
(도움말=문재연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