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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년 서울 잠실에서 맞붙은 LG 트윈스와 태평양 돌핀스의 한국시리즈 개막 1차전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가운데 등장, 시구를 함으로써 ‘깜짝 시구’의 원조가 됐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집권 2년차로 하나회 청산, 금융실명제 등의 개혁드라이브를 추진하던 시절이어서 관중들의 환호는 대단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시 측근들에게 “깜짝 놀랬제?”라고 한 말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박수 받아야할 프로야구 시구 중 관중의 야유를 받은 유일한 사람도 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다. 2009년 4월, SK와 한화의 인천문학구장 개막식 때 일이다. 당시 유 장관은 시구자로 소개를 받은 뒤 양 팀 더그아웃을 들러 선수단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에야 마운드에 올랐다. 이로 인해 5분 넘게 경기가 지연됐고 야유를 한 몸(?)에 받은 것이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뜨거워지면서 최근 시구는 여자 연예인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야한 옷차림과 독특한 개성의 시구스타일도 필수가 됐다. 리듬체조선수 신수지는 백일루션 360도 회전하는 기상천외한 시구 동작을 선보여 해외언론은 물론 UCC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프로야구 초창기 정치인들은 단골 시구자였다. 원년인 1982년 개막전 시구를 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해 1990년대까지 내로라하는 정치인들이 마운드에 섰다. 그 이후에는 지역연고가 있는 프로야구가 열릴 때마다 지역출신 장차관·광역단체장 등의 시구는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왔다. 때문에 지방 몇몇 구단은 최근까지 이른바 힘 있는 인사들의 시구 부탁에 시달린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엊그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깜짝 시구’를 했다. 이를 두고 여야가 ‘한가하고 무책임한 모습이다’ ‘아니다’라는 상반된 시각으로 논쟁 중이다. 그리고 화성 보궐선거운동에서까지 이용하고 있다. 평가는 국민이 하는데도 말이다. 매번 회기 내 민생법안 처리를 뒤로 미룬 채 별의별 사안을 다 갖고 정쟁을 일삼는 정치권을 향해 시원한 돌직구라도 날리고 싶은 심정이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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