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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빨간 그리고 하얀 거짓말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세상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고 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함정 많은 통계의 이중성을 지적하기 위해 이야기한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진실을 생각한다.

그렇다면 거짓말 중에서도 심하거나 터무니없을 때 표현하는 ‘새빨간’은 왜 붙었을까. 파랑도 노랑도 아닌 빨간색을 사용한 까닭은 한자에서 유래됐다는 게 정설이다. 그 하나가 붉을 적(赤)이다. 여기서 붉다(赤)는, 맹자(孟子)의 이루(離婁) 하편에 ‘갓난아기의 마음’으로 쓰인 적자지심(赤子之心)이나 순자(荀子)의 참된 마음이란 뜻의 적심(赤心) 등의 단어에서 사용된 것처럼 ‘순수’, ‘없음’의 의미다. 적수(赤手)는 붉은 손이 아니라 맨손, 적각(赤脚)은 맨발, 적나라(赤裸裸)는 벌거벗었다는 뜻으로 쓰이는 것과 같다. 이와 연관 지어 볼 때 ‘새빨간’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순수하고 텅 빈 모습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른 하나는 불 화(火)다. 본래 붉은색은 모두 불에 어원을 두고 있다. 그래서 불 화(火)자를 보면 당연히 붉은 색을 떠올린다. 여기서 나온 말이 ‘불을 보듯 뻔하다’라는 뜻의 명약관화(明若觀火)다. 따라서 새빨간 거짓말은 ‘불을 보듯 뻔한’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이해된다.

거짓말은 괴테가 ‘매우 간악한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남을 해치는 무형의 무기다. 하지만 거짓말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얼마든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선의의 거짓말’ 또는 ‘거짓말의 힘’ 등이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악의 없는 거짓말’이 직장생활 및 인간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는 신문보도를 봤다. 그중에는 상대방을 칭찬해 주는 적당한 거짓말은 긍정의 힘만큼 강하다는 응답도 있었는가 하면 10명 중 7명은 ‘정직해도 너무 정직한 직장동료로 인해 힘든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진실만을 말하고 거짓말을 못하면 바보라는 속담이 새삼 떠오른다. 그리고 이번 조사를 보며 교육용 거짓말, 남을 즐겁게 해주고 근심 걱정을 덜어주는 거짓말, 이런 하얀 거짓말(white lie)을 잘 하는 것도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는 생각도 함께 든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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