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내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한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면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안철수 신당이 32%를 얻어 새누리당(35%)을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나자 대책 마련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지지도가 10%로 신당에 3배 이상 뒤지는 것으로 나오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 측이 얘기하는 새 정치에는 실체가 없다면서 안철수 신당을 공격하는 동시에 민주당도 견제하며 안철수 신당이 가져올 정치적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출현해 내년 지방선거가 3자대결구도로 치러지면 야권분열로 인해 여당이 유리해지는 ‘어부지리’론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전략적 연대 또는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경계심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문종(의정부을) 사무총장이 최근 “안철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연대를 위한 몸짓을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면서 “제1 야당의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고 민주당을 공격한 것도 이 같은 경계심의 발로로 해석된다.
유일호 대변인도 “안 의원 측이 주장하는 새 정치는 물론 새 인물이 현재까지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면서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이 얼마나 있을지는 앞으로 창당을 통한 실체가 드러나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계파갈등 조짐이라는 내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안풍’이라는 외환까지 만나 더욱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의원의 차기 대선을 겨냥한 거침없는 행보로 ‘친노’와 ‘비노’ 사이에 균열조짐이 감지된 가운데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권을 정조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선 당장 오는 26일 예정된 안 의원 측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의 광주 설명회의 여론몰이를 차단하는 게 급선무이다.
‘안풍’의 진로를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텃밭’을 내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광주에선 민주당 소속 전·현직 지방의원 7명이 18일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일단 민주당은 안 의원의 상승세가 창당 본격화에 따른 ‘컨벤션 효과’(전당대회와 같은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면서도 지지층 이탈 방지 등 집안단속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