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철새 도래지에 대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산시의 AI에 대한 하천 방역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가하천인 오산천은 원앙이, 흰뺨 검둥오리, 새오리, 황로 등 20여종이 찾는데도 불구하고 시가 방역을 전혀 하지 않아 허점 투성이라는 지적이다.
인력 배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근 평택·안성·화성시의 경우 하천 일대를 중심으로 방역 대책을 세우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오산시는 도의 방역체계만 운운하며 인원을 배정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 하고 있다.
27일 시와 농민 등에 따르면 오산천으로부터 반경 2km 안팎인 가장동과 벌음동, 서동의 축산농가에서 각각 2만5천 마리, 7천 마리, 2만8천 마리의 종계, 산란계, 육용종계를 사육 중이다.
그런 만큼 기러기류 등 수십 마리가 월동 중인 오산천에 대한 방역 대책이 시급하다는 농민들의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도와 지자체들이 제대로 된 AI 방역 매뉴얼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현장에 배치된 인원들도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라는 지시만을 수행할 뿐 사태 발생 때 어떻게 대처하라는 지침을 받지 못한 상태다. 또한 AI 상황실도 오후 10시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오산천 살리기 협의회 관계자는 “AI가 검출된 화성 시화호에 서식하는 천둥오리, 갈매기, 큰고니, 붉은 부리 갈매기 등이 오산천에서도 겨울을 나고 있다”며 “시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수수방관 하는 것은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도 “오산시가 비상시국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다”며 “AI가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농림과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오산천에 큰 문제가 발생되지 않고 있고, 대책본부에서도 AI 방지를 위한 출입통제 등 방역지시가 없어 상황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재는 축산 농가를 위주로 방역을 실시하고 있고 농림과 직원만으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해명했다.
/오산=지명신기자 m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