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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詩人 교장선생님의 시화전

 



날마다 자고 일어나면 끔찍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시인이 있어 행복하다. 시인은 지구를 아름답게 색칠하는 페인트공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다운 언어로 색칠하는 정명희 시인은 수원 정자초등학교 교장으로 봉직하고 있다. 그를 가까이서 보면 ‘열정’보다는 성실한 삶에 대한 ‘관조적인 시선’을 마주한다. 얼마 전 필자는 아주 특별한 시화전이 마련된 ‘경기평생교육학습관 행복 뜰 북카페’를 찾았다. 이 행사를 마련한 경기도교육청 학습관의 배려로 도심 속에 유익한 교육의 현장이 마련됐다. 이곳을 찾는 학생과 주민들은 차 한 잔을 마시며 시화전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필자는 이러한 풍경을 감상하며 모처럼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 시화전 한편에 마련된 작가의 말이 팸플릿에 담겨 있어 시선이 갔다. “더하기를 함께하고 빼기도 함께하며, 어깨를 나란히 해 봅니다. 참을 수 있고 살아있을 수만 있는 것도 무한한 행복입니다.” 시인 교장선생님의 시집 서문에 담긴 이 말이 팸플릿에 담긴 것이었다. 필자와 시인의 길을 오랫동안 같이하고 있기에 그의 따스하고 남다른 인간미에 늘 필자는 감동을 받는다.

프랑스의 피에르 신부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사랑을 나누기 위해’라고 했는데, 정 교장 선생님은 늘 그 말처럼 살아가고 있어서 멋진 누님 같은 분이다. 시인의 재능을 지닌 것은 하나님의 은총일 수도 있고 시인의 노력일 수도 있다. 시는 누구나 쓸 수 있다. 좋은 시든 넋두리 시든 마음이 잡히면 콧노래의 노래처럼 감성을 담은 것이 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시인들이 많아서 행복하지만 좋은 시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런 세태를 가늠한 시인의 동시집 『햇살비』와 『사파니아 연서』를 만난 것은 크나큰 행복이었다.

시인은 평소 나눔을 실천하는 분이다. 물질적인 풍요의 나눔도 있겠지만 언제든 주변을 살피고 교육자로서 근엄함을 내세우기보다는 허물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하려 한다. 좌고우면하거나 일희일비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일을 일구어낸다. 시인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고 장애에 대해 연민의 시선을 두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많은 노력을 해왔다. 국제안전학교이기도 한 정자초등학교는 교장선생님의 대내외적인 열정과 사랑, 인문학이 왜 필요한지를 고민하는 교장선생님으로 시인의 학교를 찾아가면 그의 성품처럼 읽어지는 행복한 학교가 됐다.

시인은 아동문예와 문예사조를 통해 문단에 나왔고, 매월당문예상과 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사랑의 반딧불』 출간 이후 10년 만에 출간한 동시집 『햇살비』와 시집 『사파니아 연서』에는 어린아이들의 동심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서 시인의 아름다운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정명희 시인의 시화전에서는 목각 시화, 소품 시화, 프린팅 시화 80점 등 시인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굿네이버스 자문과 행복제작소 공동대표를 지내며 몸소 이웃사랑과 나눔을 고민해 온 시인은 말한다.

“자신의 재능을 통해 우리 주변의 소외된 사람들을 발견하고 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의 바이러스를 전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전시회를 통해 행복한 북카페 장애학생 바리스타 자격증 과정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한다.

시인은 “하찮은 사물에게도 사람처럼 영혼이 있어서, 그들이 자신에게 은밀하게 말을 건넨다”고 한다. 참된 소통을 지향하는 정 시인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학부모들과 그 자녀들의 희망과 꿈들을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가슴앓이를 동정이 아닌 가슴으로 어루만져 주는 시를 쓰고 있다. 이러한 시들 소재들을 정 시인은 교정에서 어린학생을 통해 얻었던 것이다. 섬세한 마음의 숨결로 아름다운 시를 발표하는 정 시인, 그가 더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