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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당의고전]寸鐵殺人(촌철살인)

한 치밖에 안 되는 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다

 

간단한 말 한마디나 글이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뜻이다. 곧 상대의 급소를 찌른다는 말이기도 한, 이 말은 중국 송나라 때에 나왔다. 당시 명가인 주희(朱熹), 소동파(蘇東坡) 등의 담화를 담은 책에 ‘어떤 사람이 무기를 가득 싣고 나타났다고 해서 반드시 사람을 죽인다거나 죽일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한 치도 안 되는 칼만 있어도 바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我則只有寸鐵 便可殺人)는 데서 나온 말이다.

반드시 칼이나 무기 등으로만 살인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속됨을 언제든지 버릴 수 있고, 생각이 어떤 무리를 떨쳐버릴 수 있는 데에 이르면 뭇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고 덤비는 행위에 있어 번뜩이는 지혜의 칼날이 바로 촌철살인의 의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단 한방으로 무엇을 해결하거나 일거에 처리하는 것을 ‘일침(一針)을 놓았다’로 말한다. 중국 고전에 정문일침(頂門一鍼)이란 말이 나오는데 급소 중에도 가장 높은 정수리에 일침을 가한다는 말로 한방에 해결한다고 할 때 쓰이는 말이다.

우리 주위에 소위 식자라고 하는 이들이 즐겁게 쓰고 있는 이 말은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무게를 실어서 하라는 의미도 있다. 일침을 가해 상대를 물리치지 못할 것이라면(難施一針) 아예 입을 꽉 다물고 침묵해버리는 것이(可法三針) 훨씬 낫다고 보는 것이다. 말이란 길게 늘어놓기만 한다고 맞아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고전에, 말이란 한마디가 적중되지 못하면 천마디가 쓸모없다 하였다(一語不中 千語無用).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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