伯牙(백아)는 중국 춘추시대 거문고의 달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친구 鍾子期(종자기)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백아가 거문고를 켜면, 그의 음악을 정확히 이해하여, 백아가 거문고로 산천경계를 노래하려고 하면 옆에서 귀 기울이며 맞장구치고 탄성을 지르면서 ‘아 멋지군. 하늘 높이 우뚝 솟은 그 느낌이 태산 같고. 너무 좋아, 최고야 넘치듯 흐르는 그 느낌은 황화 갈아라’고 하였다.
이처럼 종자기는 백아가 무엇을 노래할는지를 잘 알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고, 백아와는 거문고를 가지고 서로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였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 종자기가 병으로 죽자 백아는 너무 슬프고 절망한 나머지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거문고의 줄을 끊어 버리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다시는 거문고를 켜지 않았다. 자신의 음악을 알아주는 이가 세상에 없으니, 더 이상 계속할 의미를 잃었다는 것으로, 이럴 때 우리는 知己(지기)를 잃었다고 말하며 知音(지음)을 잃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해타산만을 가리는 요즘 세태 속에서 진정 지기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를 찾을 수 있을까.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