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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케네디와 김연아

 

케네디는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이다. 그만큼 미국 국민들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있다. 왜 그렇게 미국인들은 케네디를 사랑할까? 젊고 똑똑하고 잘 생겼고 연설도 잘했다는 개인적인 매력에 더해서 46세라는 젊은 나이에 그리고 임기 도중에 암살당했다는 아쉬움까지 더해졌을 것이다. 게다가 케네디는 미국의 과학기술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케네디는 1961년 취임하자마자 “나는 이 나라가 1960년대가 지나가기 전에 달에 인간을 착륙시킨 뒤 지구로 무사히 귀환시키는 목표를 달성해야 함을 믿는다”는 연설을 했다. 이를 통해 당시 소련과 미국의 우주경쟁에 불을 붙임으로써 미국의 과학기술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켰고, 미국인들에게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실제로 1969년 7월20일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세계 최초로 달에 착륙함으로써 케네디의 약속은 현실이 되었다.

케네디는 그러나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을 볼 수 없었다. 1963년 11월22일 케네디가 텍사스주의 댈러스를 방문했다가 암살당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사랑받고 있던 대통령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 상실감을 달랠 길이 없었던 미국인들은 한 달 후인 12월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뉴욕 국제공항의 이름을 존 에프 케네디 공항으로 바꿔 버린다. 미국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 국제공항에 케네디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미국인은 물론 세계인들이 기억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김연아가 있는 대한민국은 행복하다. 그녀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참 행운이라고 여겨질 때가 많았다. 특히 지난 8년간 쭉 행복했다. 주니어 시절에도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그녀가 본격적으로 시니어무대에 출전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 동안 그녀는 세계 최정상에 있었다. 그리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장면은 쉽게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지난 2월23일 폐막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그녀가 선보인 기술력과 연기력은 충분히 금메달을 따고도 남았다.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팬들이 그녀에게 갈채를 보냈다. 진정한 챔피언은 바로 당신이라고 격려해 줬다. 그런데 이제 그녀가 선수로 뛰는 것을 볼 수 없다. 선수로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앞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김연아를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도록 김연아 빙상장이 생겨나길 바란다. 서울 올림픽공원 내에 세우겠다는 문화부장관의 발표가 있었지만, 경기도 과천에 김연아 빙상장이 꼭 세워지길 희망한다. 그녀가 일곱 살 어린 나이에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었고, 그녀가 흘린 수많은 땀과 눈물이 녹아 있으며, 세계적인 주니어 선수로 성장했던 곳이 바로 과천시민회관 빙상장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나 군포에서 자랐고, 과천에서 스케이트를 시작했던 그녀의 이력을 감안한다면, 과천에 김연아 빙상장을 세우는 것이 하등 이상하지 않다. 서울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케네디 공항처럼 서양에는 사람의 이름을 붙인 공항, 대학 등이 많다. 워싱턴DC에는 로널드 레이건 공항, 파리에는 샤를 드골 공항,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 리버풀의 리버풀-존 레논 공항, 하버드대학교, 스탠포드대학교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5천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도 기념할만한 인물들이 넘쳐나지만, 그 이름을 본 딴 건물이나 대학은 손꼽을 만큼 적다. 1963년 암살된 케네디를 기념하여 뉴욕 국제공항을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으로 바꾼 것처럼, 대구는 박정희 공항, 광주는 김대중 공항으로 왜 바꾸지 못하는 것일까? 과천의 김연아 빙상장에서 개관식 테이프커팅을 하는 김연아를 TV 뉴스에서 보는 그날이 언제쯤일까? 이런 상상을 하는 지금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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