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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람]영화 <겨울왕국>이 주는 교훈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얼마 전 이러한 편지를 남긴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1층, 어머니 박씨(60)와 큰 딸 김씨(35), 작은 딸(32)이 목숨을 끊으며 70만 원과 함께 편지를 남긴 것이다.

박씨의 남편은 12년 전 암으로 숨지며 많은 빚을 남겼고 두 딸은 당뇨와 고혈압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데다 신용불량상태였다. 60대 박 씨가 식당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다 한 달 전 박 씨마저 다쳐 식당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이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단 한 번도 집세와 공과금이 밀리지 않았고 죽는 순간까지 남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 했던 박 씨와 두 딸의 모습은 많은 이의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비극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비극은 과연 막을 수 없는 것인가? 영화 <겨울왕국>은 우리에게 잔잔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겨울왕국>은 서로가 최고의 친구였던 자매 ‘엘사’와 ‘안나’의 사랑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언니 엘사에게는 하나뿐인 동생에게조차 말 못할 비밀이 있다.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신비로운 힘이 바로 그것. 엘사는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의 힘이 두려워 왕국을 떠나고, 얼어버린 왕국의 저주를 풀기 위해 안나는 언니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엘사는 안나의 손길을 외면하고, 그 과정에서 안나의 심장은 상처를 입고 점점 얼어가게 된다. 엘사를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정한 사랑’인데, 심장이 얼어 죽어가는 엘사는 언니 안나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그러자 안나는 기적처럼 되살아난다. 언니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진정한 사랑 덕분에 겨울왕국의 모든 눈과 얼음은 녹고 다시 따뜻한 봄이 시작된다. 이러한 사랑은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얼어버린 왕국의 저주를 풀려는 자매(엘사, 안나)의 모험을 그린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기존 디즈니 작품의 고정관념을 깬 가족애 이야기와, 압도적인 영상 스케일로 이목을 끌었다. 애니메이션에서만 볼 수 있는 순수한 스토리의 감동과 영상미, 뚜렷한 캐릭터들의 조합까지 뭐 하나 빠질 게 없는 것 같다. 사족을 달자면, 지금까지 봐 왔던 디즈니 영화 중에서도 명작으로 남을 만한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Let it go’,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등 OST 인기도 연일 화제였다. 유치원생 아이들까지 ‘레디꼬 레디꼬~’ 하며 영어로 된 주제가를 따라 부를 정도이다.

이러한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86회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 주제가상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수상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국 전체 관객 수에 대비해 살펴보았을 때, 할리우드 영화들이 흥행을 많이 못하고 있는데, <겨울왕국>은 의외로 우리나라에서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할리우드 영화, 그것도 애니메이션이 이 정도니 실로 대단한 흥행돌풍이다.

<겨울왕국>의 흥행돌풍은 서점가에도 이어지고 있다. <겨울왕국> 관련 아동서들이 예스24와 교보 등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파가 단지 흥행순위에만 머물 게 아니라 우리 가슴에 따뜻한 사랑을 심어주길 바란다. 안도현 시인은 말했다. ‘연탄불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꽃샘추위로 다시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우리는 다른 누군가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 되어 보자. 이러한 결심과 실천이 <겨울왕국>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