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로 전국민이 분통해 하는 상황에서 교육부 등 교육당국이 교원들의 해외연수를 강행하려다 취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23일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한국교원대학교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18일자로 연수위탁기관인 한국교원대 종합교육연수원이 보내온 ‘교장 자격 해외교육 체험연수 참가 협조’ 공문을 일선 학교에 전달했다.
도교육청이 학교로 공문을 시행한 18일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이틀 뒤로 온 국민의 사고의 충격에 휩싸여 있을 때다.
이번 해외연수는 교장 승진 예정인 현직 교감·교육전문직 362명(초등 220명, 중등 142명)을 대상으로 5월 7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유럽 또는 미주지역에서 6차(기)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다.
공문에는 연수일정과 사전연수 참석 당일 여권 지참, 해당 기수와 연수단 숙지 등과 함께 ‘모두 (출발 전)사전연수에 참석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연수지역(독일·체코, 미국·캐나다, 영국·프랑스, 중국, 핀란드·스웨덴)과 항공편 출발·도착시간이 포함된 ‘확정명단’이 첨부돼 연수 강행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이같은 공문이 각급 학교로 이첩되자 학교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A교사는 “실종 상태의 단원고생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오는 상황인데 다른 지역도 아닌 경기도교육청에서 교장이 되려고 해외연수를 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연수대상 교원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도교육청의 위탁연수기관인 교원대학교 종합교육연수원은 뒤늦게 연수 보류 방침을 정하고 도교육청에 통보했다.
연수원 측은 “세월호 사고로 22일에 해외연수를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하고 23일 조달청 입찰로 선정된 여행업체와 해당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국 차원의 법정 연수라서 도교육청 차원에서 취소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교장 자격연수는 교육부가 서울대학교와 서울교대, 교원대 등 세 곳에 위탁해 전국의 교원 2천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