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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세월호 피해자들의 눈물 닦아주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참았던 눈물을 또 흘렸다.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경기 단원고 2학년 생존학생들이 25일 학교로 등교하며 희생자 부모들과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보면서 심장이 예리한 칼로 도려내지는 듯한 슬픔을 다시 맛봤다. 참사가 발생한 지 71일 만에 학교로 돌아온 생존학생들을 교문에서 맞이한 사람들은 학생들의 부모와 교사, 그리고 숨진 학생들의 부모 50여명이었다. 학생들의 손목엔 사고가 발생한 4월16일을 잊지 말자는 뜻의 ‘remember 0416’이 적힌 노란 팔찌가 끼워져 있어 더욱 가슴 아팠다(본보 26일자 1면).

생존학생을 대표해 나온 한 남학생은 ‘사회에 드리는 글’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려 마지막 뒷부분은 학부모 대표가 대신 읽었다. ‘주위 어른들은 잊고 힘내라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떠난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기억하며 추억할 것’이라며 ‘우리가 그들을 기억하듯 국민 여러분도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고 울먹였다. 특히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왜 희생되어야만 했고, 왜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더 많은 희생자가 생겨야만 했는지 어른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엄벌해 달라’는 말은 이 땅의 어른들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했다. 부끄럽게도 언론의 과잉취재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위로나 격려를 해주는 사람도 많지만 반면 SNS나 메신저를 통해 ‘너만 살아 나와 좋으냐’는 등 못된 메시지를 보낸 이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생존 학생 학부모들도 이날 ‘단원고 생존학생 학부모가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낭독했다. 아이들을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대해 달라면서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웃거나, 더 많이 울거나 하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정부와 국회에겐 실종자의 조속한 수습과 철저한 진상조사를 위해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낭독 중 학생들과 희생자·생존자 학부모, 교사들의 울음이 터져 나왔다.

또 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범국민서명운동’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사회는 세월호 사고의 진상규명이라는 본질보다는 유병언과 구원파라는 곁가지에 매달리고 있다는 인상이다. 수학여행을 갔다가 끔찍한 경험만을 안고 다시 학교로 돌아온 아이들. 빠져나오지 못한 친구들을 생각할 때마다 ‘먹고, 자고, 웃고, 떠드는 일이 죄짓는 일 같다’는 아이들의 세월호를 잊지 말아달라는 호소를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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