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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이진주

광주署 여성청소년과 순경
▲ 이진주 광주署 여성청소년과 순경

 

“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요. 쉼터에만 데려다 주세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가정폭력전담경찰관에게 피해자인 베트남여성 이모(27)씨가 내뱉은 첫 마디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결혼적령기 여성들의 도시 집중화로, 특히 결혼 적령기 농·어촌 총각들의 신부감이 턱없이 부족하여 국제결혼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처녀·총각의 결혼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만 ‘일장일단’이라 했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고 사회에 일조하는, 이제는 우리에게 더 없이 친숙한 다문화 가정에서 가정폭력과 인권침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은 그간 사건·사고와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정폭력 문제의 해결책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끊임없는 관심, 그리고 두 번째는 사회구조적 해결책이다.

이번 광주경찰서에서 발생한 사건에서도 가정폭력전담경찰관의 포기하지 않는 끊임없는 관심 덕분에 두 부부의 재화합이 이루어졌다. 그간 가정폭력의 전력이 많았던 이 부부는 가해자인 남편의 과대망상증으로 인하여 해결이 더뎌지는 상황이었지만 적극적인 정신과치료를 권유하여 치료를 받게 하고 온정어린 상담과 리콜로 인해 부부는 결국 3달 만에 재화합했다.

부부를 재회시키러 갔을 때 피해자의 밝은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이제는 먼저 리콜을 하지 않아도 부부가 먼저 가정폭력전담경찰관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는다.

광주에는 현재 917명의 이주여성들이 거주하고 있다. 가정폭력전담경찰관 1명이 그들과 소통하기에는 많은 숫자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경찰관 한명 한명이 미로 속에 갇힌 미아를 보는 듯한 시각에서 벗어나 그들의 인권에 따뜻한 햇살을 비춰준다면 대한민국이 좀 더 밝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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