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 동작을 후보로 전략 공천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8일 국회 기자회견장은 욕설과 고성이 뒤엉켜져 결국 회견이 중단됐다.
출마선언을 위한 기자회견 도중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던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과 지지자들이 격하게 항의하면서 ‘육탄전’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운동권 ‘20년 지기’인 두 사람의 우정이 결국 파국으로 종지부를 찍는 장면이었다.
지난 3일 공천 발표 후 ‘침묵’을 지켜온 기 전 부시장은 당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입장하는 과정에서 허 전 위원장의 지지자 10여명이 “원칙을 지키라”며 소리를 지르면서 시작부터 긴장감이 돌았지만, 기 전 부시장은 예정대로 떨리는 목소리로 출마선언문을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도중에 허 전 위원장이 “절대 안돼, 이건 안 된다고…”라며 기 전 부시장을 향한 듯 “나와! 안 나와?”라고 거칠게 항의하며 회견장으로 들어섰다.
허 전 위원장 지지자들과 당직자들 간에 몸싸움도 벌어졌다.
허 전 위원장은 “이건 안 된다. 23년 지기 등에 비수를 꽂게 하는 패륜적 행동을 한 김한길 안철수 사퇴해야 한다”면서 “김한길 안철수가 책임질 일을 왜 23년 된 동지인 기동민이 책임지느냐. 기동민도 죽어야 산다”며 두공동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결국 기 전 부시장은 출마선언을 끝마치지 못한 채 뒷문으로 나왔다.
기 전 부시장은 기자들에게 착잡한 표정으로 “14년간 지역을 지켜오며 헌신한 사람의 절규를 이해한다”면서도“절박한 마음을 알면서도 이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저의 생각도 있다. 큰 길에서 하나 돼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춘원기자 lc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