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문화의 길’ 총서 여덟 번째 책. 영화평론가 강성률 광운대 교수가 영화라는 창을 통해 인천의 근·현대사를 들여다본다.
저자는 인천 남동공단을 배경으로 노동조합 결성을 둘러싼 노동자와 회사의 대결을 그린 ‘파업 전야’를 통해 인천의 노동문제를 짚는다.
또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가 인천의 속살을 제대로 그린 첫 영화라고 평가한다.
이 밖에도 ‘슈퍼스타 감사용’과 ‘비상’ 등 인천을 배경으로 한 스포츠 영화 속에 스며든 사람들의 삶도 이야기한다.
책의 2부 ‘인천은 항구다’와 3부 ‘섬의 도시 인천’에서 영화 속 인천의 이미지를 검토한 저자는 “그동안 인천은 서울이 소비하고 싶어하는 방식으로 그려졌다”고 평한다. 스스로를 드러내면서 조심스럽게 정체성을 규정하려는 노력도 있었으나, 그 성과는 미흡하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그동안 인천은 영화적으로 이해받기보다는 오해받는 쪽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한 도시를, 즉 인천을 제대로 그린다 함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 물음에 대해 저자는 “영화 안에 인천이라는 지역의 특성과 그 특성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제대로 재현돼 있는 것”이라고 답한다.
책의 4부 ‘인천의 속살을 담은 영화, 영화인들’에 제시된 영화들이 그 사례인데, 이는 저자가 평소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와 역사를 잘 담으면서도 형식이 신선한 영화’와 맥이 통한다.
인천을 인천답게 그린 영화가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저자는 인천 지역의 영화인과 영화 단체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고 제언한다.
/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