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이 용주사 주지 선거 이후 인천 용화사 (재)법보선원의 탈종 선언 등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용주사 말사인 수원사가 주지 인수인계를 놓고 신도회 등이 반발하고 있는가 하면 종단의 ‘법인관리법’에 반발한 (재)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에 대한 멸빈징계 등에 (재)선학원이 승적 업무 개시와 사찰 등록 시작 등 독자행보에 나서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과 인천 용화사 (재)법보선원(법보선원) 등에 따르면 인천 용화사 법보선원은 탈종 선언과 지난 15일 탈종 공고에 이어 지난 19일 이사회를 통해 탈종을 선언한 용화사 법보선원 이사장 송담스님의 탈종 이유가 담긴 유시가 19일 법보선원 이사회를 통해 발표됐다.
송담스님은 “법보선원의 수행전통과 대한불교조계종의 수행전통이 맞지 않아서 대한불교조계종의 승려로서 의무와 권한을 내려놓으면서 탈종한다”라는 유시를 법보선원 이사회에 보내왔다.
또 이날 오전 송담스님을 비롯해 상임이사 환산스님 등 10명이 제적원을 제출했다.
유시에서 언급한 탈종 이유는 법보선원과 조계종단의 수행전통이 맞지 않다는 것이고, 법보선원 역시 탈종 공고에서 이사회의 결의에 의한 탈종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이사회를 통한 유시 발표에도 불구하고 탈종 이유가 용주사 주지선거와 법인관리법에 의한 등록과정 등이 크게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송담스님을 비롯한 법보선원 임원들의 제적원을 접수한 2교구 본사 용주사는 용주사 주지 성월스님과 부주지 성무스님이 이날 즉각 용화사를 방문해 대웅전 불전에 제적원 봉헌 의식으로 반려했다고 밝혔지만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17일 용주사가 성관스님이 주지이던 수원사 신임 주지에 총무원 호법부장을 맡고 있는 세영스님을 임명하는 등 전격 교체하면서 신도회가 22일 주지 인수인계를 막고 나서는 등 갈등이 용주사 산하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조계종의 ‘법인관리법’에 반발한 선학원 이사장 법진스님에 대한 멸빈징계 등과 함께 선학원이 독자 행보에 나서면서 용주사는 물론 조계종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보선원 관계자는 “알려진 내용대로 탈종 선언과 제적원 제출이 현재까지 진행된 사항”이라며 “앞으로 진행될 사항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고, 향후 스님들이 결정하실 부분이라 더이상 답변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용주사 관계자는 “성월스님은 ‘큰 스님(송담스님)과 관련된 민감한 사항이기 때문에 언급 자체가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법보선원의 탈종 선언 등으로 현재 많이 불편해 하신다”고 밝혔다.
/윤용해·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