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8일 전당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대권 재수를 향한 첫 관문을 성공리에 통과했다.
문 의원의 이번 승리는 단지 당권 장악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야권내 잠룡 중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전대 이후 정치 스케줄을 고려하면 이날 완승에도 불구하고 앞날은 가시밭길에 가깝다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당장 전대를 거치면서 분당 시나리오가 제기될 만큼 당내 갈등이 증폭된 상황에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4월 보궐선거를 완승으로 이끌지 못하면 ‘문재인호’가 출범 초부터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보선이 치러지는 3곳이 원래 야당의 텃밭이기는 하지만, 국민모임의 신당 창당과 옛 통합진보당의 도전으로 야권 표 분산이 불가피해진 탓에 전승은 커녕 2승1패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공약한 대로 투명하고 공정한 당직 인선과 공천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일각의 탈당 움직임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문 대표는 친노가 불이익을 받을 정도로 강하게 통합 드라이브를 걸 것을 공언했으나, 이미 갈등의 씨앗이 뿌려진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친노 계파주의라는 의심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심거리다.
대선으로 가는 최종 관문이자 최대 난제인 내년 총선 역시 계파갈등 해소가 전제되지 않으면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문 대표는 대여 강경투쟁을 기치로 내부 응집력을 결집해 나가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문 대표가 수락연설에서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언급하고 나선 것은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특히 상황을 관리하며 원만한 대여협상을 유도해 온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달리 문 대표는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을 시야에 넣고 ‘수권예비 정당’의 기틀을 다져나갈 태세여서 여당과의 대립각이 커지는 상황은 불가피한 흐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새지도부 출범 직후 열리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나 2월 임시국회의 전반적인 운영 방향이 ‘문재인호’의 항로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가늠자 구실을 할 전망이다./임춘원기자 lcw@
<문재인 의원 약력>
▲경남 거제(62) ▲경남고 ▲경희대 법학과 ▲사법시험 22회 ▲법무법인 부산 대표변호사 ▲대통령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비서실장 ▲노무현재단 이사장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 19대 국회의원 ▲민주당 18대 대선후보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