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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부부는 배려하고 존중했다

선비들의 돈독했던 사례 엮어
부부사랑의 새로운 관점 제시

 

평소 조선인의 삶을 이야기로 풀어 세상에 알려오는 일에 천착해 온 정창권 교수가 펴낸 ‘조선의 부부에게 사랑법을 묻다’는 양성평등의 입장에서 부부관계가 돈독했던 10쌍의 사례를 엮어 오늘날 우리의 사랑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책은 조선시대를 살았던 다양한 부부의 일화를 담았다. 서른살에 요절한 남편 이응태(1556~1586)에게 쓴 원이엄마의 편지를 통해 부부의 절절한 사랑을 소개한다.

“함께 누우면 내 언제나 자네에게 이르되 “이보소! 남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 어찌 그런 일을 생각하지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 자네 여의고는 아무래도 나는 살 힘이 없네. 빨리 자네한테 가고자 하니 나를 데려가소.”

남편에 대한 절절한 마음을 드러낸 이 편지는 420년이 지나서도 회자되며 오페라나 대중가요의 소재가 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이황, 이광사, 박지원, 서유본, 심노승, 김상의당, 강정일당, 김정희 부부 등의 다양한 일화들을 토대로 이들과 인터뷰하는 방식을 통해 생생하게 그들의 부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책을 통해 본 조선시대 부부는 현대의 부부처럼 겉으로 요란하고 떠들썩하지는 않지만 은근하면서도 깊은 사랑을 나눴다.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했다.

또 소통을 중요시하는 가장 좋은 친구이자 반려자였다. ‘조선의 부부에게 사랑법을 묻다’는 만남과 헤어짐이 쉬운 요즘의 연인과 부부들에게 사랑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이와함께 서술방식의 독특함도 엿보인다. 인터뷰 형식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실제 모습이나 생활, 공간, 철학 등을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저자는 이같은 서술 방식을 ‘인문학의 상상력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한다. 인문학의 본질은 상상과 창조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를 계기로 앞으로 인문학도 다양한 상상력을 발휘해 획기적인 소재 찾기와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구사해 독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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