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지지부진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접대비 총량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3년 기준 국세청에 신고한 한국 기업들의 총 접대비는 9조67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9조원을 넘었다.
2000년 이후 기업의 접대비는 2005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증가해 2004년(5조4천억원)과 비교하면 9년만에 80% 증가했다.
룸살롱 등 호화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은 2010년 1조5천335억원에서 2011년 1조4천137억원, 2013년 1조2천338억원으로 다소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1조2천억원을 웃돌고 있다.
업종별로는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 업종이 접대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금융·보험업종의 기업(1만8천518개)이 지출한 총 접대비는 7천500억원이다.
기업 1곳당 평균 접대비는 4천50만원으로, 14개 업종 가운데 최다였다.
전체 법인(51만7천여개)의 1곳당 평균(1천739만원)보다 2천311만원(132.9%) 더 많았다.
서비스업(10만1천168개)은 1개 기업당 연간 1천409만원의 접대비를 사용했고, 건설업(8만2천895개)은 평균 1천235만원을 지출했다.
금융·보험업의 접대비 지출은 2007년부터 줄곧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금융업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은 비슷한 상품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판매한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자기에게 하나라도 더 이익이 되는 곳을 선택하고, 그러다보니 접대비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원익 안진회계법인 R&D센터장은 “접대비는 순기능도 있고, 역기능도 있는데, 없어진다면 기업 활동이 힘들어지고, 과도한 접대로 가면 공정한 경쟁 문화를 해칠 수 있어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