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오후 3시17분쯤 112 종합상황실로 한 통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여성 신고자는 힘없는 목소리로 “살려주세요”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자살의심 사건으로 판단한 종합상황실은 휴대전화 GPS를 이용해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 안산상록경찰서 상황실로 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기지국을 이용한 GPS 위치추적은 오차범위가 반경 1㎞에 달하는데다 이동통신사에 기록된 신고자의 주소지도 서울로 돼 있어 출동한 경찰들은 신고자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때 상황실 김영해 경장은 기지를 발휘해 해당 동네 주변 배달음식점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만일 해당 휴대전화 번호로 주문한 적이 있다면 주소가 저장돼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다행히 김 경장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고 한 치킨집에 신고자의 집 주소가 저장돼 있었다. 신고자의 주소를 파악한 김 경장은 현장에서 수색 중인 경찰관들에게 즉시 연락했고 이날 오후 4시 8분쯤 A씨의 원룸 출입문을 강제로 뜯고 들어가 번개탄을 피운 채 자살을 기도한 A씨를 구조했다.
현재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경장은 “신고자 위치 파악에 시간이 많이 지체됐지만, 다행히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다른 경찰서에서도 구조 요청자의 위치를 모를 때 이런 방법도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김준호기자 j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