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커피 끊는게 바람직
도라지·씀바귀같은 산채 좋아
배변도 ‘규칙적 시간’ 정해야
오늘날 현대인의 주요 사망 원인이 되는 성인병 중에서 가장 우선으로 꼽는 질병은 바로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증이다.
이 세 가지 질병은 마치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불가분의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필연적으로 동맥경화증이 생기고, 동맥경화증이 있으면 결과적으로 당뇨병 발병률이 높아진다.
동맥경화증은 혈관 내부에 지방질이 쌓여 혈관을 막아버리는 증상이다. 그 중에서도 대동맥이나 관상동맥 등 비교적 큰 동맥에서 일어나는 동맥경화를 ‘죽상경화’라고 한다.
이것을 유발하는 원인은 혈액에 지방질이 많이 쌓인 고지혈증이다. 고지혈증이 있거나 혈압이 높으면 지방이 혈관 벽에 스며들어 붙으면서 동맥경화를 일으키기 쉽다.
난치병인 동맥경화증은 그 치료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은 동물성 지방질은 철저히 삼가야 한다. 고칼로리 음식도 절제해야 함은 물론이다.
식생활을 채식 위주로 바꾸는 것이 좋으며, 특히 산채가 좋다. 산채는 자연 그대로 숨 쉬어온 천혜의 식품이다. 나라에 전쟁이나 기근이 오면 구황식물로 이용됐고, 한방에서는 약용으로 흔하게 사용된다.
산채류는 보통 재배 작물에 비해 영양가뿐 아니라 비타민, 필수 지방산, 미네랄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강한 기를 가지고 있다. 야생의 산채는 폭풍우와 바람을 견뎌내며 온갖 해충들에게 강한 자생력으로 맞대응하면서 태양의 기를 먹고 자랐다. 때문에 재배 식물에 비해 생명 에너지가 아주 강하다.
간혹 산채의 독특한 맛 때문에 먹기를 꺼려하는 사람도 있는데 옛말에도 쓴 약이 더 잘 듣는다고 했다. 음식의 맛은 맛의 특성에 따라 몸에 유용하게 작용한다. 쓴맛은 심장에 이롭고, 신맛은 간장을 돕고, 단맛은 비장에 좋고, 매운맛은 폐에 좋으며, 짠맛은 신장을 이롭게 한다.
따라서 약간 쓰기도 하고 쌉쌀하기도 한 고들빼기, 씀바귀, 취나물, 도라지, 더덕 같은 산채는 심장을 강하게 하며 밥맛이 없을 때 식욕을 강하게 해 밥맛이 없을 때 식욕을 돋우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산채를 유독 권하는 이유는 산채가 자라는 자연환경이 대개 들이나 산이라서 산성비나 농약, 화학비료 등의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이다. 농약을 심하게 뿌린 채소의 중금속 성분이 우리 인체 내에서 ‘피친산’으로 변화되면 각 관절의 마다마디에 침착해 관절염과 신경통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화학비료로 자란 농산물에는 질산염 성분이 있고, 이 농도가 높아지면 결국 두통과 현기증 및 온갖 성인병, 그리고 암의 발병가능성도 높아진다.
산채는 노화를 방지하고 심신의 피로를 회복시키며, 간장뿐 아니라 오장의 모든 기능을 강화하고 노쇠해진 근육과 뼈를 활성화시킨다. 특히 산채의 엽록소는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기 때문에 동맥경화증은 물론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같이 약물로 쉽게 치유되지 않고 식이요법이 중시되는 환자들에게 아주 좋다.
한방에서는 황금이나 택사, 시호 등의 약재가 많이 쓰이는데 모두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동맥경화증 환자는 심신의 피로를 피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또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더라도 과식은 절대 금물이며 특히 동물성 식품의 섭취는 절제해야 한다. 여기에는 고기 같은 육류뿐 아니라 생선회나 달걀, 우유 등도 포함된다. 술과 담배, 커피, 설탕 등은 끊는 것이 바람직하고 열성식품인 겨자나 고추, 후추 등의 자극성 향신료도 줄여서 섭취한다.
식사와 배변도 규칙적인 시간을 정해서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동맥경화증은 변비 환자에게 많은데 통변 배설이 잘되고 있는 동안에는 그 위험성도 낮다.
40대 이상 중년이나 비만, 고혈압, 흡연이나 음주를 즐기거나 육류를 좋아하는 사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 성격이 급하고 신경질적인 사람, 당뇨병이 있거나 가족 중 동맥경화증 병력이 있는 사람, 심장이 약해 운동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는 항시 발병위험을 갖고 있다. 때문에 평소 식이요법과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늘 강조하지만 식이요법, 생활습관, 마음가짐은 오던 병도 쫓아내는 위력이 있다. 내키는 대로 먹고 생활하고 불평불만만 하다가 병을 얻어 의사에게 찾아오면 무슨 소용인가. 가장 가까운 의사, 즉 내 스스로 몸을 다스리는 의사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도움말=김용 수원자생한의원 대표원장>
/정리=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