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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돋움

/정소파

썰물에나 발리어 오듯

이끌려 내 닫는 발길

막닿아 갈 곳 잃고,

발끝 동동 구르고 섰다.

끊기어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구나

뒤로돌아 뒤돌아 서면

막힌 철책 가시 덤불,

위로 향해 솟자 해도

제자리 도는 나달(日月)이듯

여기 와 풀자던 울기(鬱氣)

되레 다시 숨 막힌다.

난바다 트인 뜨락 막힘없는 무한인데,

발이 달린 죄 무거워

뛰어 넘지 못한 한계,

갇히운 울 안 짐승이

허둥대는 꼴 됐다.



 

얼마 전 필자가 이끌고 있는 수원문인협회에서 해남 땅 끝을 경유해 진도 명량해협을 다녀왔다. 고향이 이곳이지만 환상적인 무한설렘이다. 조국 강토의 막다른 곳 최남단, 발로 밟아 묻은 흙의 맨끝이라니, 이웃에 둔 채 못가본 낯선 땅이라서 늘 못본 어머니를 그리듯 조바심치는 땅이기도 했다. 멀리 운무 속에 가물거리는 진도하며 개인 날 보인다는 제주도는 꿈결처럼 멀기만 하다. 걸어서 삼천리, 신발 밑에 묻은 흙이 마지막 다 털리는 곳이 여기라 할진대, 막히어 못가는 서러운 국토의 절반이 여기에서 끝이라니, 시인의 이별 정한이 그려진다. /박병두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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