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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부시를 대통령으로 맞을 수밖에 없었나

어리석은 유권자의 무지·태만·우둔함 등 특징 설명
9·11사태 이후 정부의 선동에 넘어간 美 국민 실망
우민화 장치 범람 속 현명한 유권자되기 고민 호소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은 지도자 한 명의 잘못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우리도 그 일들에 관여했다. 진부한 말이지만,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고 한다. 이말이 사실이라면 우리가 어떠했기에 부시를 대통령으로 맞을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이제부터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나설 것이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에 오른 ‘미국사의 전설, 거짓말, 날조된 신화들’의 저자이자 히스토리 뉴스 네트워크 설립자이며 편집자인 리처드 솅크먼은 책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다.

저자는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를 통해 9·11사태 이후 부시 정부의 전횡과 정부의 선전과 선동에 무방비로 속아 넘어간 미국 국민들에 대한 실망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

그는 어리석은 유권자의 다섯가지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뉴스의 주요 사건들을 모르고 정부의 기능과 책임을 모르는 ‘완전한 무지’,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매체를 찾는 일에 소홀한 ‘태만함’, 사실이 무엇이든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고 하는 ‘우둔함’, 국가의 장기적 이익에 반하는 공공 정책을 지지하는 ‘근시안적 사고’, 두려움과 희망을 이용한 정치 선동에 쉽게 흔들리는 ‘멍청함’.

또 1975년의 한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유권자들의 어리석음을 강조한다. ‘공무법(Public Affair Act)’에 대해 묻는 여론조사에 40%의 미국인이 이에 대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공무법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법이었고 사람들이 질문에 답할 때 얼마나 추측에 의존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질문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유권자들의 실수를 네가지로 나눴다.

첫째는 ‘술취한 사람의 열쇠 찾기’다. 그곳이 가장 밝은 곳이기 때문에 잃어버린 열쇠를 가로등 아래서 찾는 술취한 사람처럼, 유권자들은 정보를 수동적으로 입수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는 사안에 관련된 확실한 정보 보다 후보자에 관한 개인적인 정보를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입수한 개인 정보는 그전에 알았던 사안에 관한 사실을 차단하기 쉽다.

셋째는 유권자들이 ‘가짜 확신’을 제공하는 ‘예, 아니오’질문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애매한 것을 싫어하고 복잡한 것에는 질색한다.

넷째는 유권자들이 행동과 결과의 관련성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약 특정 대통령의 임기 동안 경제가 나아지면, 유권자들은 이런 상황을 위해 대통령이 무엇을 했으며 하지 않았는지는 따져보지 않고, 무턱대고 그 공을 대통령에게 돌린다는 것이다.

솅크먼은 ‘대중의 어리석음’이라는 난제에 도전하기 위해 각종 여론조사 자료를 언급함은 물론 미국의 건국 시대로 내려가 과거 미국의 정치는 어떠했는지까지 살펴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유권자로서 국민은 늘 그르지도 않았지만, 늘 옳지도 않았음을 밝혀낸다.

그리고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가로막는 수많은 우민화 장치(언론 조작, 감정에 호소하기, 우리 내부의 편향성 등)의 범람 속에서 어떻게 ‘현명한 유권자의 시대’를 열어가야 할지 함께 고민하기를 호소한다.

솅크먼은 ‘대중의 지독한 무지’, ‘유권자들은 진실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의 어리석은 정치’ 등 어리석은 국민에 대한 역설을 통해 그들이 현명한 유권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에 담고 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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