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다면 친절한 말을 하세요./사랑스런 눈을 원한다면 사람들의 장점을 보세요./…중략…/무엇보다 중요한 것은/사람들은 상처로부터 회복되어야 하며/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하고/무지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됩니다./기억하세요./만약 당신이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당신은 당신의 손끝에서 누군가를 찾을 것입니다./당신이 나이가 들수록 당신은 당신에게 두개의 손이 있다는 것을/깨닫게 될 것입니다.’
세기의 연인, 배우 오드리 헵번이 숨을 거두기 전 크리스마스이브에 두 아들에게 유언으로 들려준 ‘사랑의 메시지’다. 샘 레벤슨(Sam Levenson)의 시이지만 ‘오드리 헵번의 유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53년에 영화 ‘로마의 휴일’의 여주인공 앤 공주 역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그녀는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20세기 가장 아름다운 배우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그녀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빛을 발한 건 영화계를 은퇴한 이후다. 1988년부터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전 세계의 소외 받는 아이들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구호활동을 위해 간 곳은 수단,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엘살바도르 등 50곳이 넘는다. 특히 1992년 암 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소말리아를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펼쳐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자식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두 아들 또한 현재 자선 사업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어서다. 그중 큰 아들인 ‘션 헵번 페레어’는 헵번이 세상을 떠난 1993년 이후부터 오드리 헵번 어린이재단 등 어머니와 관련된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큰 아들 ‘션’이 어제(9일) 사회적기업인 트리플래닛과 함께 진도 팽목항 인근에 ‘세월호 기억의 숲’을 조성한다고 발표해 화제다. 더우기 세월호 사건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션이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희생당한 아이들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해주고 싶다며 숲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 우리는 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까 부끄럽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