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KT&G가 ‘담배 사재기’ 의혹(본보 4월 16일자 4면 보도)에 발끈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사재기’ 등 표현의 적절성을 문제 삼으며 관련내용을 보도한 모든 언론을 상대로 법적 대응한다는 것이다.
부당이득의 사회환원 방침을 밝힌 지 하루만에 태도가 돌변한 것이어서 적반하장이라는 비난여론이 폭주하고 있다.
16일 KT&G 측은 담배 사재기와 부당이득 의혹을 전면부인하며 언론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력반발했다.
KT&G 언론홍보팀 관계자는 “KT&G는 도소매업체가 아니라 담배 제조사이기때문에 매점을 뜻하는 사재기는 당치도 않은 표현”이라며 “사실관계 왜곡으로 회사는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은 물건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폭리를 얻기 위해 물건을 한꺼번에 사들이는 사재기는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때문에 이들은 재고물량을 시중에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도 부당이득이 아닌 정상적인 기업이윤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안전재고 차원에서 이뤄진 재고물량을 시중에 공급하는 것은 업계의 일반적인 유통과정인데, 이를 두고 부당이득이니 뒷돈 챙기기니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담배 사재기’ 논란에 따른 성난 민심을 달랠 목적으로 사회환원 방침을 발표한 지 하루만에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앞서 KT&G 측은 지난 14일 “올해 초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의도하지 않게 일회성 재고 차익이 발생했다”며 “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사회공헌 사업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KT&G의 적반하장식 태도에 시민들과 네티즌들은 분통을 터뜨리는 등 비난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시민 김 모(34·수원 서둔동) 씨는 “재고를 창고에 잔뜩 쌓아두었다가 담뱃값이 오르기가 무섭게 시중에 내다팔아 수천억대 이득을 챙긴 것도 모자라 하루만에 말을 바꾸는 KT&G의 천연덕스러움에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 아이디 ‘musso 114’는 “KT&G가 종전 담뱃세 기준으로 1억5천만갑을 반출한 다음, 이를 쌓아 두었다가 올 들어 인상된 가격에 판매해 3천억여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보도에 아연실색했는데, 반성은 커녕 말 꼬투리를 잡고 법적 대응 운운하는 모습을 보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지난 15일 담배를 매점매석해 부당이익을 거둔 KT&G 등에 법인세를 부과해 국고로 환수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