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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김하늬



두렵다 나는 벽을 쌓고 있는 그대가

집을 짓고 있는 그대가

나는 무섭다

그대와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싶어도

내가 가까이 가기만 하면 새처럼

멀리 날아가 버리는 그대 두렵다

나는 등을 돌리고 있는 그대가

말을 않고 있는 그대가 나는 무섭다

다정하게 그대와 산책을 하고 싶어도

내가 가까이 가기만 하면

말처럼 잘도 달아나 버리는

그대 두렵다 나는 눈을 감고 있는

그대가 옷을 바꿔 입고 있는

그대가 나는 무섭다

 

 

 

이 세상에는 서로 말을 주고받고 정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이란 얼마 되지 않는다. 서로를 사랑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지 않고 서로를 아껴주지 않는 비극은 사회 구조적인 제 모순에서 시작된다. 우리 모두는 분명히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목숨이 유지되고 현존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소통하는 일은 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쉬운 일 아니지만 내려놓은 자가 이긴다. 말로만 이웃사랑을 형제라고 외치던 어느 날이 기억난다. 권위의식, 개인주의를 먼저 버릴 수 있는 용기를 주면 어떨까? 이 시는 말을 하고 있다.

/박병두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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