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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서홍관



민들레는

생후 19일 된 여자애였는데

조막발로 태어난

배냇병신이었습니다



부모가 내다버려서

고아원에 입양되었는데

원장이 성을 민, 이름을 들레라

지어주었답니다.

국립의료원 정형외과에

입원해 있으면서

엄마 대신 예쁜 간호원들의 품에 안겨

귀여움도 받고 있었지만요,



체중은 2.8킬로그램 밖에

안 나가는게

무슨 풀피리 소리 같은 울음을

자꾸만 울어대고 있었습니다.

 

시인의 울먹인 애한이 담긴 시다. 민들레를 필자는 풀이름으로 생각했는데 다시 촘촘히 읽어보니 사람의 이름이다. 먹어야 할 것을 못 먹고, 입어야 할 것을 못 입고, 받아야 할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배울 것을 배우지 못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 못하고, 어른들의 눈치를 보면서 어린이들이 자라는 곳에는 어김없이 우리의 민들레가 자라고 있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고향 유년시절 단짝이었던 친구가 고아원에서 자라 내 곁을 맴돌고 있던 현재형으로 세상을 올바르게 딛을 수 있다는 것을 성찰을 불러줄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박병두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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