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이능표
개똥 치우는 나를
두꺼비 한 마리가 물끄러미 바라본다.
잠시 노려보다가 달려들어
부삽으로 떠서 담장 밖으로 내던진다.
해 짧은 가을 날
개똥을 치우다 말고
물끄러미 밖을 내다본다.
두꺼비가 있다.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는 듯
멀뚱멀뚱 바라본다.
- 이능표 시집 『슬픈 암살』/북인
생태계의 오염도를 측정하는 자연생물들이 많이 있다. 그중 두꺼비는 거의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뜻있는 사람들이 생태 복원을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지만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이다. 생물이 살 수 없는 자연이라면 인간들이 터 잡고 살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 시에서처럼 단지 몇 년 전만 해도 두꺼비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특히 비가 온 뒤 슬금슬금 기어 나오는 두꺼비는 반갑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제는 좀체 볼 수가 없으니 자연의 오염 정도는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자각하고 다 같이 정화작업에 참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성향숙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