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푸르다
/최종천
눈물은 푸른색을 띠고 있다
멍을 우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열린 눈의 막막함
약속의 허망함
우리는 지난 세월을 憎惡에 投資했다
거기서 나온 이익으로
쾌락을 늘리고
문득 혐오 속에서 누군가를 기억한다
너의 눈은 검고 깊었다. 그러나
그는 입맞춤으로 너의 눈을 퍼낸다
너는 다시 달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시집 『눈물은 푸르다』
한 몸인 듯 하나의 색으로 물들어 있는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면 막막하다. 그 색이 푸른 멍이라고 한다. 무엇으로 하늘과 바다를 멍으로 물들인 것인가. 삶이 막막할 때마다 달려갔던 그 바다의 가슴이 온통 멍투성이다. 누군가의 아픔으로 누군가는 배를 불리고 살아가는 시대다. 누군가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것이다. 눈을 감고 차바퀴소리나 새소리 시계소리를 들으면서 영원히 눈을 뜨지 말아야지 생각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눈은 또 자동문처럼 열린다. 문명의 쾌락이 화려할수록 시퍼렇던 하늘과 바다는 검게 변한다. 허망한 나날이 지난 세월뿐이겠는가. 앞이 캄캄하다. 맑은 날이면 나의 눈과 젖은 너의 눈 속에 푸른 멍이 더 잘 보인다. /김명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