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가 정체성 확립이라는 이유를 들어 시의 상징물인 시화(花)와 시조(鳥) 변경을 추진해 찬·반 여론에 휩싸이고 있다.
14일 오산시에 따르면 시의 시조인 비둘기를 오산(烏山)의 지명 속 새인 까마귀로 시조를 바꾸고 시화를 기존 개나리에서 매화꽃으로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우선 민선5기인 지난해 2월부터 오산의 시조를 비둘기에서 까마귀로 변경하는 건에 대해 오산학연구회와 연계, 시민공감대 형성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시조와 시화 변경을 추진해 왔다.
시는 최근 ‘반포지효(反哺之孝)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발간하고 ‘까마귀 마케팅’을 추진했다. ‘반포지효’는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孝)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란 후에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효성을 이르는 말’이다.
또 지난 1789년(정조13년)에 발간된 ‘수원부읍지’에 오산동의 지명이 ‘오매(梅)리’라 불려졌고 오산천이 오매천으로 불려진 것이 여러 고문을 통해 확인 돼 역사적으로 오산에 매화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시화를 매화꽃으로 변경을 함께 추진중이다.
시의 시조와 시화인 비둘기와 개나리는 지난 1989년 화성군에서 오산시로 분리 되면서 화성군의 상징물을 그대로 승계한 것이어서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 왔다.
그러나 당초 오산시가 1948년 수원에 속한 행정구역부터 사용해온 시조와 시화를 갑자기 변경하는 것은 오랜 역사와 전통 보존을 왜곡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적잖은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게다가 까마귀가 아직 우리나라 정서에 흉조라는 어두운 의미가 자리잡고 있고 오산천을 비롯해 시 관내에는 매화꽃 군락이 없어 시조와 시화 변경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많다.
한 시민은 “까마귀는 아무래도 암울한 느낌이 있어 아직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다”며 “다수의 시민은 시조와 시화가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그만큼 시민들이 잘 알 수 있도록 공론화를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기존의 시의 상징물이 시의 특성과 지역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있어 각종 설문과 여론조사를 통해 까마귀와 개나리로의 변경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해 오는 6월 오산시의회 정례회 때 정식 안건으로 올려 조례 변경을 추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산=지명신기자 m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