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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

/김유섭


 

이상한 날이었다 지붕이 구부러졌다 거리에 유리창이 가로수가 구부러졌다 간판이 구부러졌다


꿈일거야 누군가에게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길이 구불거렸다 귀가 구부러진 사람들이 지나갔다 눈도 코도 입도, 구부러져 있었다


구부러진 햇살 내리는, 구부러진 지평선 위를 마음을 부둥켜안고 걸어야했다 직립이 무서웠다


- 김유섭 시집 『찬란한 봄날』/푸른사상

 



 

소외라는 느낌은 참으로 오묘하다. 세상은 아무런 변화도 없는데 나만 이상한 오늘이다. 지붕이, 거리가, 유리창이, 가로수가, 간판이 모두 왜곡되어 있다. 그건 다른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풍경이 나에게만 구부러져 보이는 현상이다. 나만 느끼는 현상임을 알기에 그것을 타인에게 쉽게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다. 모두가 구부러져있는데 어떻게 똑바로 걸을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직립이 무서웠던 것이다. /성향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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