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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슈뢰더 전 총리의 ‘경기연정’ 평가

일부에서는 상대방을 치켜 올려주는 데 능한 서양 정치인의 의례적인 언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게르하르트 프리츠 쿠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의 경기연정에 대한 평가는 우리 정치인들이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슈뢰더 전총리는 제7대 독일연방공화국 총리를 지낸 인물로 동·서독을 양단했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통일독일의 대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는 통일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되살리고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 2003년 ‘어젠다 2010’을 추진했다. ‘유럽의 병자’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던 독일은 어젠다 2010 이후 엄청난 고통 속에서 노동시장과 사회복지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슈뢰더의 어젠다 2010이 발표된 뒤 슈뢰더의 소속정당인 사회민주당(SPD)에서는 심한 내분이 일어났으며 심지어 이탈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연정을 통한 정치적 안정을 꾀하면서 고통과 구조조정이 수반됐던 대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슈뢰더는 재임기간에 사민당과 녹색당 연정을 성사시킴으로서 정치적 안정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개혁을 성공시켜 ‘독일 제2의 경제 부흥기’를 이끌었다. 슈뢰더가 지난 22일 오전 경기도를 방문했다. 그는 경기도의회에서 ‘독일통일 및 연정 경험과 한국에의 조언’을 주제로 연설을 하기도 했다.

결론부터 소개하면 그는 경기연정의 대한민국 확산 가능성을 희망적으로 평가했다. ‘독일통일 및 연정 경험과 한국에의 조언’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슈뢰더는 경기연정을 높이 평가했다. “독일 연정은 평화로운 국정운영에 도움을 줬으며 함께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정치문화를 자리 잡게 했다”면서 “연정은 두 개의 다른 뿌리에서 나서 하나의 성공을 위해 함께 자라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념이 다르더라도 정당들이 서로 신뢰하고 화합해야 하는데 경기도에서 이미 화합을 시작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협력이란 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되었을 때만 가능하다는 조언도 했다. 제일 중요한 이야기다.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우리 정치판에서는 먼 얘기 같지만 정당 간 의견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 남경필 지사가 경기연정을 공약(公約)했을 때만 하더라도 공약(空約)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남 지사는 지금 그것을 해내고 있다. 야당도 호응하고 있다. 중앙정치에서 보지 못했던 상호존중과 신뢰가 생긴 것이다. 이 관계가 오래 지속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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