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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겸손과 자만

 

사슴이야기입니다. 옛날 숲속에 커다란 숫사슴 한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슴은 언제나 자기의 커다란 뿔을 늘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다른 숫사슴과 싸울 때도 이 뿔을 이용해 상대방을 제압하고, 또 많은 암사슴들 앞에서는 자기의 큰 뿔을 앞세우고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다른 짐승들과 사슴들도 그 사슴 앞에서는 기가 죽어 그가 나타나면 숨고, 심지어 도망도 다니곤 합니다. 그 사슴은 그런 모양에 더욱 신이 나서 숲속을 뽐내며 휘졌고 다녔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숲속에 커다란 사자 한마리가 나타나서 짐승들을 좇고 있었습니다. 모든 짐승들은 그 사자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기를 쓰고 도망을 갑니다. 물론 뿔이 큰 사슴도 살기위해 도망을 갑니다. 그 짐승들 뒤를 사자는 힘차게 쫓아옵니다. 그러나 모든 짐승들은 얼른 숨어서 보이지를 않습니다. 그런데 뿔이 큰 이 사슴은 평소 그렇게 자랑하고 다니던 뿔이 도망가던 중 그만 가시 덩쿨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뿔이 조금만 작아도 능히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인데, 뿔이 너무 커서 걸리고 말았습니다. 살려고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더욱 엉켜 듭니다. 이제는 영영 빠져 나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그만 사자의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평소에 그렇게 자랑하고 다니던 그 뿔, 소중하게 아끼던 그 뿔때문에 이제는 죽고 말았습니다.

자랑거리가 오히려 해롭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겸손해야 합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그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사람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질서에 순응하는 유전자인 달란트를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그것은 타고난 저마다의 재능과 소질이라고 하겠습니다. 그것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하고, 그것으로 타인의 삶에 유익이 되는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런 배려와 관심과 사랑은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며, 아름다운 사회가 사회구성원들에게 삶의 만족도를 높여 궁극적으로 삶의 질은 높아집니다. 반면에 겸손하지 못한 ‘자만(自慢)’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위의 예화를 통해서 잘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뿔이 화려한 사슴은 분명히 타고난 능력이 있어 그 집단에서는 단연코 우수합니다. 단순비교하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관점으로 보면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자랑거리가 오히려 수치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겸손한 자세로 산다는 것은 매우 유익합니다.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생명을 보존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타고난 능력이 있어서 공부 잘하고 성공한 사람들은 최고의 명예를 추구하며 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런 자리에 오르려고만 하지 그 자리에서 과연 어떻게 처신해야만 그 좋은 이름을 널리 전하는가를 고민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과신(過信)에 찬 모습이지요. 유취만년(遺臭萬年)이 될 수 있습니다.

진정으로 소중한 명예를 가치 있게 지키는 것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함에도, 자신의 명예를 헌신짝 팽개치듯 합니다. 지금 우리는 정도(正道)가 지나친 자기합리화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쉬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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